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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vs 27 ‘도쿄 돌풍’ 고이케 … 장기집권 복병 만난 아베

[기타] | 발행시간: 2017.06.07일 01:32
‘포스트 아베’를 노리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자민당 탈당’ 승부수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독주해온 일본 정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1일 고이케 지사가 자민당을 나와 대표로 취임한 지역신당 ‘도민퍼스트회(都民ファ?ストの?)’의 기세가 다음달 2일 도쿄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파죽지세로 올라가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3~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민퍼스트회의 지지율은 27%로 도의회 1당인 자민당과 동등해졌다. 지난 4월 같은 조사 때만 해도 당 지지율에서 자민당(31%)에 10%포인트 이상 뒤졌던 도민퍼스트회(20%)가 무서운 속도로 따라붙은 것이다. 전체 조사대상의 37%인 자민당 지지층 가운데서도 28%가 ‘도민퍼스트회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후발주자가 선두를 앞지르는 ‘골든 크로스’가 임박한 것이다. 고이케 지사는 “지지세력과 함께 도의회 (총 127석 중) 과반수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른바 ‘고이케신당’으로 통하는 도민퍼스트회의 구성원은 다양하다. 입후보 예정자 48명(1일 현재) 가운데 자민당 출신이 10명을 넘는다. 제1야당인 민진당 출신 4명도 일찌감치 합류했고, 민진당을 지지하던 일본 최대 노조단체 렌고(連合) 도쿄지부도 지지를 선언했다. 앞서 연립 여당인 공명당도 도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당이 아닌 고이케 지사와 공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이케는 지난해 8월 도지사에 당선된 이후부터 세력 확장에 힘썼다. 취임 두 달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정치인 양성소 ‘희망의 학원(希望の塾)’을 세웠다. ‘희망’은 고이케가 선거전에서 던지는 핵심 메시지다. 고이케는 “일본은 거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지만 단 하나가 부족하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 아니겠는가”라고 주장해왔다.

전국에서 모인 각양각색의 정치 신인들은 이번 도의원 선거의 핵심 자원이다. 신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기성 정치에 도전하는 방식은 고이케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로부터 체득한 정치기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른바 ‘극장식 정치’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05년 총선 때 이미지 중심의 미국식 선거전을 펼쳤다. 민영화를 중심으로 한 우정 개혁에 반대하는 여당 내 기득권 의원들에 맞서기 위해 참신한 후보를 내세우는 전략이었다. 당시 일본 언론은 이를 두고 ‘고이즈미 극장’이라 칭했다. 고이즈미에 반기를 들고 자민당을 탈당한 중진들을 쓰러뜨리기 위해 입후보시킨 여성 ‘자객’들이 특히 주목 받았는데, 고이즈미 내각 환경상을 지낸 고이케가 그 주역이었다.

이번 선거전의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이케는 일본 최대 수산물시장인 도쿄 쓰키지(築地) 시장 이전 문제와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예산 지원 문제를 둘러싸고 자민당과 싸움을 벌이고 있다.

쓰키지 시장 이전사업의 경우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도지사 시절 결정된 것을 고이케 지사가 취임 직후 보류시킨 사안이다. 이전 예정지의 토양과 지하수에서 기준치의 수백 배가 넘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벤젠 등 각종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최근 쓰키지 시장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이후 자민당은 고이케 지사에게 “시장 이전을 실행하라”며 압박해왔다. 올림픽 예산과 관련한 고이케의 통 큰 결단도 지금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당초 올림픽조직위원회가 부담하기로 한 주변 도시의 가설 경기장 건설비 등을 도쿄도가 전액 부담하기로 한 것이 발단이 됐다. 도쿄도가 분담하는 올림픽 예산 6000억 엔(약 6조735억원) 중 2700억 엔(약 2조7330억원)에 이르는 큰 규모다. 지난 5일 열린 도의회 문교위원회에서 자민당 측은 “도를 넘어섰다”며 고이케를 몰아세웠다.

고이케는 이번 도의원 선거를 정치 인생 최대의 승부처로 삼겠다는 모양새다. 선거에 승리해 도의회 과반수를 확보하면 도정의 걸림돌이 사라지는 셈이 된다. 일본 정가에선 이번 도의회 선거에서 ‘고이케 극장’이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어 고이케는 2020년 올림픽을 성공리에 마친뒤 이를 토대로 총리직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신생 지역정당인 도민퍼스트회이 영향력과 범위를 넓혀 전국 정당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이 이번 도의회 선거에서 고이케의 손을 잡은 데엔 향후 정계 변화를 고려한 포석인 셈이다.

자민당은 고이케 지사에게 선거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일단 고이케가 노리는 극장 효과를 반감시키기 위해 탈당계 처리를 미루고 있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지난 2일 TBS방송에서 “고이케 지사 한명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면서 향후 고이케 진영에 대한 반격을 예고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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