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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미친개 맞아!" 대중은 왜 '갓예지'에 열광하는가

[기타] | 발행시간: 2015.10.20일 12:27
[TV리뷰] <언프리티랩스타2> 예지의 통쾌한 반전 스토리

[오마이뉴스 조영훈 기자]

강준만은 <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라는 책에서 개천에서 용 나는 모델이야말로 한국에 만연한 갑질 문화의 기본 전제이며 승자독식문화를 지지하는 뼈대라고 비판했다. 맞는 말이다. "억울하면 너도 출세하라!"는 류의 '용­되기'를 강조하는 말 속에 공동체의식이나 공동선에 대한 고민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재력, 권력 등에 의해 공정한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있는 현재의 기울어진 구조 속에서 개천에서 나온 용에 대한 대중의 갈망 역시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Mnet의 <언프리티랩스타 시즌2>에 출연한 래퍼 예지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마음이 어쩌면 그와 같을지 모르겠다. 예지는 '피에스타'라는 이름의 걸그룹 출신이라지만, 이번 방송 전까지 대중적 인지도는 사실상 없다시피 한 인물이었다. 다른 출연자인 수아나 캐스퍼처럼 YG나 SM 협력업체 등 국내 최고 대형기획사 소속 출신도 아니다. 이미 메이저에서 대중적 팬덤을 확고하게 보유하고 있던 원더걸스의 유빈이나 씨스타의 효린과도 확연히 다른 출발선상에 놓여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의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인 트루디처럼 타고난 발성이라는 재능의 축복을 지닌 인물도 아니다. 무명이긴 하지만 걸그룹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언더에서 자기 기반을 쌓아왔던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실력에 대한 편견을 갖게 하는 요소이기도 했다.

특히 예지는 <언프리티랩스타 시즌2> 1회 방송에서, 그것이 악마의 편집 때문인지 방송용 컨셉인지 그도 아니면 그냥 예지의 실제 모습인지 알 수 없지만, 음악의 ABC조차 전혀 모르는 이른바 '음악무식자'로 비춰졌다. 또 다른 멤버들과 잘 융화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다른 출연자들 역시 예지를 '이상하거나 부족한 애' 정도로 취급했다.

대반전, '미친 개'



▲ <언프리티랩스타2> 방송 캡쳐 화면 최종 영구 탈락자를 가리는 무대에서 예지가 '미친 개'라는 곳으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뽐내며 랩을 하고 있다.

ⓒ Mnet

그리고 끝내 탈락의 위기에 처했다. 사실 이때도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예지가 선보인 무대가 훨씬 더 훌륭했음에도 애초에 최종 탈락 후보에 오른 사실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네티즌 사이에선 다수였다.

아무튼 최종 영구 탈락자를 결정하는 무대에서 예지가 실력으로 증명하겠다며 보여준 곡이 그 유명한 '미친 개(crazy dog)'다. 이때 예지는 그야말로 미친 사람 같았다. 전부 물어뜯을 기세였다. 심사위원 격인 남성 래퍼 지코의 말처럼 "비트 틀자마자 표정부터 '다 죽었어!' 하는 느낌"이었다. 남성 래퍼들뿐만 아니라 경쟁 상대인 여성 래퍼들도 입을 모아 "너무 멋있다"는 찬사를 했다. 우승후보로 점쳐지던 트루디도 "위협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상에서도 이 곡은 단연 최고의 화제였다. 도발적인 내용의 가사도 듣는 이들로 하여금 묘하게 카타르시스를 줬다.

"그래 미친 개 맞아 미친개… 아무리 날 욕해 봐도 안 되잖아 위로 / 그럴수록 난 괜찮아 반대로 더 좋아 / 왜냐 I`m crazy dog 맞아 미친개 / 그래 미친개 맞아 미친개"

당연히 예지는 살아남았다. 이후 우승후보인 트루디가 속한 팀과의 트랙 따내기 팀 배틀에서마저 예지의 팀이 이기면서 예지는 탈락후보자에서 우승후보자로 급부상했다.

논란이 있는 패배



▲ <언프리티랩스타2> 방송 캡쳐 화면 이번 시즌 강력한 우숭후보로 꼽히는 두 사람의 디스전.

ⓒ Mnet

예지의 잠재력은 이후 1:1 디스('무례'를 뜻하는 영어단어 disrespect의 준말로, 상대방의 허물을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것)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프로그램 초반부터 약간의 긴장관계를 형성해오던 YG 소속 연습생 출신 수아와의 디스전에선 그야말로 랩으로 상대를 박살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압승을 거뒀다. 상대 래퍼 수아가 예지의 랩과 기세에 눌려 자신이 준비해온 가사를 잊어버린 것이다.

최근 펼쳐진 트루디와의 디스전 역시 두 우승 후보의 대결답게 화제가 됐다. 비록 진행자들은 트루디의 손을 들어줬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역시 많은 수의 네티즌들이 예지의 승리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트루디가 '자신이 최고'라는 내용의 디스전이란 대결 주제와 맞지 않는 평범한 가사를 반복했다면, 예지는 트루디의 약점을 후벼파는 가사로 트루디를 곤경에 처하게 했다.

이상이 지금까지 방영된 <언프리티랩스타 시즌2> 속 예지의 활약상이다. 예지 랩의 강점은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이 국내 여성 래퍼 중 드물게 가사가 귀에 박히듯 정확하게 전달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가사 내용이 세고 매번 새롭다는 점도 예지의 다음 무대를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예지에게 '개천의 용'을 투사하는 대중들

예지는 인터넷상에서 일명 '갓예지'(예지의 이름 '신'을 뜻하는 영어 단어 God을 붙인 말)로 불리며 네티즌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프로그램 속에서는 초반 탈락후보가 되는가 하면, 음악의 기본도 모르는 이로 그려지기도 했다. 트루디와의 디스전 역시 논란이 있는 패배였다. 이런 논란이 계속될수록 네티즌들의 예지에 대한 열광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작진들로부터 정당한 대우를 못 받고 있다는 인상,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니라는 배경, 특이한 목소리나 발성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는 점, 그럼에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엄청난 랩 실력과 특유의 카리스마. - 이런 드라마틱한 요소들이 예지라는 한 명의 캐릭터에 포개질수록, 사회라는 살벌한 무한경쟁판을 별다른 배경이나 인맥, 재능도 없이 그저 살아남기 위해 버티고 또 버텨내고 있는 우리네들이 예지를 보며 자기 이야기처럼 공감하며 응원할 가능성 또한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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