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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훈풍 탄 미얀마, 시장문 '활짝'…아시아 생산기지 꿈꾼다

[온바오] | 발행시간: 2015.11.16일 08:25
개방 가속화하는 미얀마'

제2 베트남' 성공신화 쓸까

SOC 수요 많아 투자기대감↑…인건비는 중국의 20% 수준

미국 제재 완화·군부 협력에 달려

미국, 2003년부터 달러거래 제한…전력난 등 인프라 부족도 '걸림돌'

[한국경제신문 ㅣ 이정선 기자] 천연가스 등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 중국·인도·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세계 3대 인구 밀집지역이 만나는 지정학적 요충지. 아시아에서 개방 속도가 가장 늦은 마지막 미개척지…. 50여년간의 군부통치 시대를 마감하고 민주화 훈풍을 타고 있는 미얀마를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배경이다.

아웅산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지난 8일 총선에서 압승, 집권이 확실해지면서 2010년부터 시작된 개방의 물결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연 8% 이상의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미얀마가 ‘제2의 베트남’으로서 아시아의 생산기지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도양 태평양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

미얀마의 매력은 무엇보다 지정학적 위치에서 비롯된다. 중국과 인도라는 거대 경제권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잇는 한복판에 위치한 미얀마는 도로, 철도,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주변국 수요가 뜨거운 곳이다. 인도차이나반도에 가로막힌 중국이 미얀마의 내륙 운송로를 활용하면 곧바로 인도양으로 들어설 수 있다. 말라카해협을 거쳐 인도차이나반도를 빙빙 도는 해양 수송로에 원유 수입의 70%를 의지하고 있는 중국이 미얀마 서쪽 해안도시 차욱퓨에서 중국 윈난성 쿤밍까지 이어지는 가스·원유 파이프라인 건설에 투자한 까닭이다.

안재용 KOTRA 미얀마 관장은 “경제적 교류를 쉽게 이어줄 수 있는 이점이 인접 국가에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2013년부터 급격히 늘다가 총선 등 정치적 혼란으로 주춤했던 외국인 투자 규모도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베트남을 잇는 생산기지가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5150만명에 이르는 풍부한 인구와 중국의 5분의 1, 베트남의 절반 수준의 저렴한 인건비가 장점으로 꼽힌다. 이미 다국적 의류·신발 제조업체가 현지에 진출해 있다. 소비시장도 팽창하는 분위기다. 영국 BBC는 6일 “몇 년 전만 해도 한산했던 양곤 시내가 교통 정체가 생길 정도로 차량이 늘고 있으며 지난달 문을 연 KFC 매장은 미얀마의 중산층으로 미어터지고 있다”고 전했다.

50년 군부통치 후유증

미얀마가 중국이나 베트남을 잇는 경제 우등생으로 거듭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1962년 군부 쿠데타 이후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오랜 기간 폐쇄 정책을 고수했던 50년 군부통치의 잔재가 사회 곳곳에 남아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5년 전부터 개방이 시작됐지만 물가가 두 자릿수 이상 뛰고 인프라가 부족해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국계 기업은 전력난을 대표적인 걸림돌로 꼽는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미얀마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전력망을 갖추고 있다. 전체 인구의 30% 정도만 전력을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단에서는 하루에 4~6시간 정도만 전력이 공급돼 외국계 기업은 자체적으로 비싼 디젤 발전기를 돌려야 한다.

저임금의 이점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8월28일 미얀마는 최저임금을 하루(8시간 기준) 3600차트(2.8달러, 약 3264원)로 종전 대비 평균 35%가량 올렸다. 아직은 방글라데시와 비슷한 임금 수준이지만 현지에 진출한 제조업체는 이미 상당한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전력난에 따른 효율성 저하, 도로망 미비로 인한 운송비 증가 등 여건을 고려하면 생산기지로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패션 브랜드용 의류를 생산하는 메이플트레이딩의 아웅윈 전무이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 후 직원 500명을 해고했다”고 말했다.

2010년 개방 후 치솟은 땅값도 미얀마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곤 남쪽 달라 지역은 그동안 100배 이상 토지 가격이 뛴 것으로 알려졌다. 양곤 시내 한복판에서 분양 중인 한화건설의 주상복합 분양가는 3.3㎡당 1000만원이 넘는다. 건축비 등 미얀마 물가가 한국의 5분의 1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땅값 상승세의 후유증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미국 경제제재 완화가 관건

NLD나 서방 투자자들은 아웅산수지 여사 집권 이후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2003년 이후 미얀마산 제품 수입 금지, 미얀마 주요 정부인사의 자산 동결, 금융거래 금지 등 포괄적 제재를 이어오고 있다. 홍석우 신한은행 미얀마사무소장은 “달러는 대부분 국제결제시스템을 통해 미국의 중개은행을 거치도록 돼 있다”며 “미얀마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가장 큰 애로는 인프라 부족과 함께 달러 입출금의 어려움”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기업들이 사업 파트너로 고려할 만한 미얀마 기업도 대부분 미국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미얀마 경제는 군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군부 파트너들이 장악하고 있다. 예컨대 미얀마 재계 1위 투(Htoo)그룹의 총수 테자는 군서열 1위이자 전 군사평의회 의장인 탄셰의 사위다.

아웅산수지 여사가 최근 군부와의 협력을 강조한 것도 정치적인 역학관계뿐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얀마 매체 프런티어미얀마는 “NLD 정부는 현대 경제를 다루기에 어울리지 않는 경직화된 관료 집단을 물려받게 됐다”며 “군부와 가까운 재벌들의 정치자금도 많이 받아 부패 청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벤 로드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얀마에서 이뤄진 공정한 선거가 미국의 제재 완화 및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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