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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물고기도 여권이 있는가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12.02일 08:56
작성자: 박일

  (흑룡강신문=하얼빈) 한국 어느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는 친구가 인천에서 필자를 초대한적 있다. 그는 필자를 끌고 값비싼 횟집으로 갔다.

  그런데 메뉴를 번지며 맛좋은 회를 주문하던 그는 주인집 아줌마와 이런 말을 주고 받았다. "여기야 인천이니 어떤 바다고기도 '중국산'은 아니겠죠?" "그럼요, 아니예요" "그렇겠지, 오케이!" 두분 한국인 사이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지만 그 말을 듣는 필자는 얼굴이 굳어졌다. "이보게, 바다에서 헤염쳐다니는 물고기마저 꼭 '한국산' '중국산'을 가려야 하는가? 그래 물고기도 목에다 여권을 걸고 국경선을 넘나드는가?" 그때 필자는 이렇게 쓴말 한마디 했었다.

  필자가 보기에 오늘 한국인들이 고쳐야 할 잘못된 인식중의 하나가 "중국제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다. 한국상품에 비해 중국의 상품들은 흔히 원자재 구입의 편리, 대량적인 생산라인, 그리고 인건비 절감 등으로 동등한 상품도 가격이 싼것이 우세이고 특점이다. 하여 중한수교 이십여년래 중국의 상품들은 거센 파도마냥 대거 한국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복장이나 식품, 야채같은 일상생활소비품은 한국시장을 거의 도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상 싶다. 하다보니 초기에는 질이 차하거나 모조품 같은 불량상품도 눈에 뜨이게 나타나 한국인들의 불만을 야기시킨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물론 지금도 어쩌다 저질이나 불량품이 나타날수도있겠지만 그것은 절대 기준치를 초과하는 범위가 아닐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그런 불량품이 마구 범람했다면 정부차원에서부터 벌써 수입을 차단했을 일이 아니겠는가. 차츰 국제시장과 눈높이를 맞춰가고 있는 중국의 기업인들도 현재는 상품의 질이 곧 생명이고 신용이 곧 명줄이란것을 깊이 터득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어느 수출회사를 막론하고 검사에서 질이 좋은 상품은 해외로 수출하고 질이 떨어지는 상품은 국내에서 판매하는것이 관례로 되고있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러서도 덮어놓고 '중국산'이라하면 비웃으려 하고 배척하려 하고 또 내리깎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지어 일부 한국인들은 중국산 복장으로 몸을 감고 중국산 음식으로 배를 불리우면서도 마치 못 입을걸 입고 못먹을 걸 먹은것처럼 부끄럽고 못마땅해서 얼굴을 찡그린다고들 한다. 그래서 한국인들의 눈엔 아직도 '중국산'은 저질상품, 모조상품 불합격상품의 대명사처럼 비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왜서 이럴가? 필자가 보기에 첫째 원인은 한국의 일부 언론매체들의 거듭되는 오도가 국민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한국언론보도의 폐단중의 하나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전면성, 정체성 파악보다는 매체들간의 독점기사 경쟁에만 급급하다 보니 나무로 말하면 나무잎 같은 아주 작은 일들도 "내가 먼저 발견하거나 보았다 하면" 확대경을 들고 더 굉장하게 더 요란하게 떠들지 못해 애를 쓴다는 것이다. 언젠가 필자가 사는 하얼빈에서는 수도물공급 관련시설을 보수하느라 일부지역에서는 통지를 발부한뒤 이삼일간 수도물공급을 끊은적이 있었다. 이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한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헤이룽쟝 하얼빈시에서는 수도물이 끊겨 시민들이 쩔쩔"이라고 기사를 냈다. 마치도 하얼빈시민들은 먹을 물이 없어 당장 큰일이라도 나는것처럼…그런가 하면 중국에서는 수십년째 다종다양한 식품들이 한국 시장에 들어가고 있는데 어느날 어쩌다 어느 통졸임에서 머리카락 하나 발견했다고 중국산 통졸임에서는 또 길이가 얼마나 되는 머리카락이 나왔노라고 대서 특필하고 그것이 재빨리 여러 신문들에 게재되는것을 본 기억도 난다. 그래서 중국을 자주 다니고 중국을 잘아는 한국인들은 생각이 많이 변하고 있지만 중국을 몰라서 아직도 "중국에도 짜장면이 있는가?" "중국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탈줄 몰라 엘리베이터마다 전문일군 한사람씩 붙어있다며?" 하고 묻는 사람들에게 중국에 대한 인상은 TV나 신문보도에 얽매일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러니 한국언론들에서 '중국산'이라고 꼬집으며 폄하보도만 내보낼수록 한국인들은 '중국산'에 대한 오해가 더 커지게 되는것이다. 다음으로 느껴지는 것은 이는 체면 세우기 좋아하고 자아감각이 좋은 한국인들의 고정된 의식의 발로이고 작간인 것 같다. 옛날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많은 한국인들은 무엇이나 국산이 최고여서 다른 나라건 모조리 국산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설사 낫더라도 그것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한국의 한 교수는 중국의 교수를 보고 아직도 한국은 중국보다는 월등하게 더 잘산다고 말했다가 중국교수가 "한국의 인구는 다 해야 4천여만인데 중국은 아주 돈많은 부자들만도 4천만이 넘는다"고 말해서 크게 망신당했다는 이야기도 이래서 나온것 같다. 이처럼 "우리 국민들은 날이 갈수록 한국밖에는 관심이 적어서 이웃나라, 특히 중국의 변화에 감각이 무뎌지고 있다." (한국 어느 신문사의 사설중의 한 대목임)

  벌써 여러해전부터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무역파트너, 가장 큰 수출시장, 가장 큰 수입래원국, 또 가장 큰 해외투자대상국으로 되고 있다. 한국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1998년의 7.7%에서 2013년에는(2700억달러) 58.8%로 올랐다. 이처럼 한국 경제는 중국에 많이 의뢰하고 있고 또 양국은 명실상부한 리익의 공동체로 되고있어서 중한자유무역협정(FTA)까지 정식 효력을 발생하면 세금 감면이란 날개를 단 중국의 상품들은 현재보다도 훨씬 더 자유롭고 풍부하게 한국인들의 곁으로 다가설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파악은 없이 덮어놓고 '중국산'을 부정하려고 고집만 부리는 한국인들은 자연히 처처에서 피동에 처하게 되고 절로 파놓은 '배척'이란 함정에 빠져 선택의 구속과 제한을 받게됨으로써 좋고, 값싸고, 알맞는 것마저 놓치거나 흘려버리고 마는 불필요한 손실을 빚어내게 된다. 남이 주동이 될때 피동에 처하고 남이 리익을 챙길때 전혀 없어야 할 불필요한 손실까지 본다면 그 쌀독에, 그 돈지갑에 이보다 더 큰 구멍이 또 어데 있을가. 심히 그런 자세가 걱정스럽다.

  그래서 언젠가 한국의 기자친구에게 했던 말을 여기서 다시 한번 꺼내고 싶다. 과연, 바다의 물고기도 여권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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