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일에서 압수된 메모리카드에 저장되어 있는 포르노 비디오파일 속에서 100건에 달하는 알카에다 비밀 문서가 발견되었다고 BBC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5월, 알카에다 요원으로 추정되는 마크수드 로딘과 유수프 오칵에게서 압수한 이 파일에는 테러조직의 미래에 대한 계획과 과거 공격에 대한 문서가 들어있었다.
문서에 언급된 가장 섬뜩한 계획 중 하나는 유람선을 납치한 다음 당국이 알카에다가 지정하는 죄수들을 풀어 때까지 포로들을 한 명씩 처형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알카에다는 인권침해 문제가 여러 번 불거졌던 관타나모 미군 수용소에 수감된 알 카에다 죄수들을 기리는 의미로 포로에게 수용소 죄수복과 비슷한 옷을 입힐 계획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소위 말하는 ‘외로운 늑대,’ 즉 조직의 도움 없이 혼자 행하는 테러행위를 장려하려는 계획이었다.
“문서 제작자는 알카에다가 저비용/소규모 공격과 대규모 공격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믿는 듯 합니다,” 문서를 처음 보도한 기자 중 하나인 독일 신문 디 제이트의 야신 우샤르바슈가 말했다.
그는 알카에다가 이렇게 동시에 테러를 자행하면 설령 대규모 테러가 실패하더라도 어느 정도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지난해 유럽에는 이런 식의 1인 테러가 여러 번 일어났는데, 가장 최근에 있었던 것은 지난달 자신을 알카에다 소속이라고 밝힌 모하메드 메라가 프랑스에서 7명을 사살한 것이다.
알카에다는 이 과정에서 개개인의 테러리스트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예멘에 위치한 단체를 통해 발행하는 잡지를 이용해 영향력만 줄 뿐이다.
캐나다 비밀 첩보 기관의 수장인 리처드 파든은 이러한 소규모 공격을 행하는 자들이 “더 큰 네트워크에 속해있지 않아” 찾아내기 더 힘들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일 속에는 미래에 대한 계획 외에 과거 테러행위에 대한 상세한 정보 역시 들어 있었다. 그 중에는 164명이 희생당한 2008년 뭄바이 공격과 52명이 죽고 수백명이 다친 2005년 런던 지하철 사건도 있었다.
문서에 따르면 런던 사건 당시 알카에다는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이나 잉글랜드 은행을 공격할 것을 고려했지만, 폭발물이 적게 들기 때문에 지하철을 택했다고 한다.
지난해 알카에다의 창립자이자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사실된 이후, 테러조직이 추진력을 잃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발견된 이 문서는 기회만 되면 알카에다가 다시 테러행위를 일삼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코리아헤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