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투유프로젝트 슈가맨' 방송화면 캡처
'당돌한 여자'와 '립스틱 짙게 바르고' 앞에서 세대 간의 나이 차이는 없었다.
29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서는 걸그룹 러블리즈와 트와이스가 '쇼맨'으로 출연해 대결을 펼쳤다.
이날 '슈가맨'은 출연진부터 눈길을 끌었다. 이례적으로 아직 풋풋한 신인 걸그룹인 러블리즈와 트와이스가 쇼맨으로 등장한데 이어 슈가맨으로는 서주경과 임주리가 등장한 것이다.
이름만 들으면 생소할 수 있는 가수였지만 이들의 노래는 10대부터 50대까지 모르는 이가 거의 없었다. 반주가 흐르고 가사를 듣는 순간 객석에서는 이 노래를 안다는 뜻인 불이 곳곳에서 켜졌다.
임주리의 '립스틱 짙게 바르고'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김건모가 리메이크해 젊은 층에게도 익숙한 곳이다. 1987년도에 발표된 이 노래는 할머니가 즐겨 흥얼거리시던 노래를 엄마가 듣고 부르며 다시 딸에게도 전달됐다. 실제로 10대에서 이 노래를 안다고 불을 켠 학생은 "엄마와 할머니가 자주 불러서 알고 있다"며 노래를 완벽하게 부르기도 했다.
1996년 발표된 서주경의 '당돌한 여자'는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객석에서 "맞죠"라며 추임새가 나오며 '슈가맨'사상 처음으로 객석의 모든 불이 들어왔다. 이는 10대부터 50대까지 이 노래를 모두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10대 학생은 "어제 노래방에서도 불렀다"며 친구들과 같이 한 소절을 불러 웃음을 자아냈다.
사실 이 노래들은 발표된 당시 파격적인 가사로 유명했다. 당시 '립스틱 짙게 바르고'라는 단어 자체도 너무 야하다고 구설수에 오르고 '당돌한 여자'도 어떻게 여자가 남자에게 술을 사달라고 말하냐며 KBS에서 심의가 나지 않았다.
두 팀의 무대에 앞서 임주리와 서주경은 "오늘 정말 좋은 에너지를 많이 얻고 간다"고 말할 정도로 역사가 담겨있고 남녀노소 전 국민이 사랑하는 두 노래를 20년 이상 차이나는 후배 가수가 부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깊었다.
러블리즈와 트와이스도 원곡을 크게 헤치지 않는 선에서 편곡을 해 무대를 꾸몄다. 여기에 적절히 랩과 현대식 리듬을 곁들은 후렴을 추가하며 지금 들어도 어색하지 않을 노래로 재탄생시켰다. 까마득한 후배들의 무대를 바라보는 임주리와 서주경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노래 앞에서는 세대 간의 거리가 없었다.
이정호 기자 mrlee05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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