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외관으로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던 베이징올림픽 스타디움 '냐오차오(鸟巢)'가 연간 유지비만 360억원을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상하이 인터넷매체 펑파이뉴스(澎湃新闻)는 지난 2014년 발표된 '중국 스포츠산업 청서'를 인용해 "중국은 현재 체육시설이 부족하지만 이미 있는 시설은 장기간 방치돼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중국인의 1인당 체육관 면적은 서방 선진국가의 15분의 1에 불과하지만 많은 대형 체육시설은 오래전부터 방치돼 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관련 부문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있는 대형 체육시설 중 외부에 개방된 시설은 전체의 35%, 정식 육상 경기를 치를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갖춘 체육관 중 매주 운동을 위해 찾는 시민이 500명이 넘는 곳은 53.2%에 불과하다.
청서는 이에 대해 "겉보기에 치중한 나머지 설계시 대중들의 스포츠 수요는 고려하지 않고 대형 경기 이벤트에만 치중했고 사후 운영관리 계획도 제대로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 '냐오차오'이다. 냐오차오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베이징국유자산경영유한책임공사 리아이칭(李爱庆) 회장은 "일년 동안 아무 것도 안하고 문을 열기만해도 연간 유지비만 최소 1억위안(180억원)이 들며 수도전기, 유지비, 철거 및 교환 등까지 고려하면 연간 1억9천만위안(36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고 밝혔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에는 대형 경기장을 스포츠산업과 연계시켜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중국은 2010년 기준 스포츠산업은 전체 GDP의 0.55%를 차지했으며 이마저도 70% 가량이 체육용품 제조로 창출되는 등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실례로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축구의 경우에도 대다수 경기장이 육상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대형 체육관으로 수용인원이 5~6만명 가량 되지만 지난해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의 평균 관중 수는 2만2천580명으로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신문은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을 반면교사로 삼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의 경우, 외관은 '냐오차오'처럼 웅장하지 않지만 다른 경기장보다 철강을 75%나 줄이는 등 친환경 설계공법을 실시했으며 올림픽이 끝난 후에는 임시좌석 5만5천석을 없애고 육상 경기트랙과 좌석 2만5천개만 남긴 후 올해부터 프로축구팀의 전용 구장으로 99년간 임대해줬다.
신문은 "중국 대형 체육관의 운영환경이 어려워진 것은 스포츠산업이 장기간 쇠퇴 추세를 보인데다가 체육관 건설에 있어 실제 수요와 도시생활, 산업발전을 연계시키는 이성적, 종합적 타당성 연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랜드마크' 건설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용도와 수요를 고려해야만 지금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