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을 면하기 위해 탈북한 여성들이 중국 동북 지역에 우선적으로 정착한 후, 대다수가 한국으로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지역신문 신징바오(新京报)는 연변(延边)조선족자치주 왕칭현(汪清县) 다허촌(大河村, 사진)에 거주하는 현지 주민과 탈북 여성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두산 동쪽 산기슭에 위치한 다허촌은 북중 경계선으로부터 100km 가량 떨어져 있으며 한족, 조선족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 탈북 여성들은 배불리 밥을 먹기 위해 국경을 넘은 후 이 곳으로 오게 된다.
이들 대다수는 농촌의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청년 또는 이혼남, 장애인 등과 결혼해 자녀까지 낳으며 정착한다. 첫걸음이 정착이라면 다음 코스는 이 곳을 떠나는 것으로 산둥(山东), 허난(河南) 등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 떠나기도 하지만 그보다 한국 또는 동남아 국가로 떠나는 사례가 더욱 많다.
다허촌 촌장 쓰창(四强)은 "지난 1997년 이후 10명의 북한 여성이 다허촌 남성과 결혼했다"며 "이들은 생활력이 강하고 매사에 매우 조심해 현지 주민들과도 마찰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1명만 남아 있고 나머지는 이 곳을 떠났다"며 "7명이 한국으로 갔으며 1명은 송환됐고 1명은 행방불명"이라고 말했다.
한국으로 떠난 탈북 여성들 중 2명은 현지 가족들의 도움으로 한국에 가서 현지에서 일정 이상 돈을 모은 후 현지의 가족들을 한국으로 다시 불러 정착하기도 했다.
반면 이유 없이 스스로 브로커를 섭외해 떠난 경우도 있었다. 탈북 여성 한 모 씨의 경우에는 브로커를 통해 윈난성(云南省)으로 간 후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가기도 했다. 한국에 간 후에는 남편과 일시적으로 연락하다가 사이가 나빠지자 연락을 끊었다.
신문은 "현지에 남은 중국 남편들은 아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거나 자신을 한국으로 초청해 주기를 기다리며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온바오 강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