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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세월]결석한 학생들까지 붙들어다 모내기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7.19일 10:09
(흑룡강신문=하얼빈) 거리를 지나가다 우연히 40여년전 내가 소학교에서 교편을 잡고있을때 가르쳤단 한 학생을 만났다.인사를 받고보니 문득 잊지 못할 한가지 일이 떠오르면서 이제 어른이 된것이 대견스럽기도 하면서도 다른 한면 미안하고 죄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대혁명이 한창 진행되던 1970년대 중기,학교에서는 교육과 생산로동을 긴밀히 결합하여 학생들을 각오가 있고 문화가 있는 로동자로 육성한다면서 학교에서 농사를 짓고 과수원, 양어장을 꾸려 학생들을 매일 일터로 내모는것도 부족해서 생산대의 로력지원까지 하게 되는데 특히 모내기때가 더욱 심했다. 모내기에 동원되는 학생은 소학교 3학년이상, 그때 나는 4학년반급을 맡고있었음으로 자연 레외일수가 없었다. 당시 생산대의 일당보수가 높지 않아 그런지 부지깽이도 뛴다는 모내기철이지만 동원되는 로력이 많지 않아 늘 일손부족을 호소했는데 그런 생산대의 어른들은 자신들의 농사를 저 한창 멋모르고 뛰여놀아야할 어린것들의 조막손에 맡기는것이 얼마나 부끄러운가조차 감각이 무딘듯싶었다.그래서 제꺽하면 어린 학생들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학교는 이를 거절할수없었다. 당시는 문화혁명시기이고 농촌학교는 빈하중농이 관리하기에 교장도 대대간부의 지시에 복종해야한다. 농사도 혁명이여서 혁명을 해야한다며 한창 문화과학지식을 배우고 여유시간엔 뛰여놀며 즐겨야할 아이들이 로동력으로 충당되여 생산대에 가서 모를 심는데는 하루 이틀이면 몰라 때로 사흘 나흘 지어 한주일씩 꼬박시키자 점차 꽤병을 하는 아이들,일부러 결석하는 애들이 늘기시작했는데 이를 다스리기위해 학교에 오지 않은 아이들은 가만 두는것이 아니라 학생을 보내여 그들을 억지로 불러오는것이다.

  오늘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그 학생도 생산대 모내기를 방조하는 어느 날 나는 반에서 힘쎈 아이 둘을 보내여 그를 붙들어오게 하였다. 차마 집에까지 붙들러올줄은 모르고 마음놓고 있다가 붙들려 와서 "울며 겨자먹기로 " 제 키 절반만 한 물장화를 신고 허우적거리며 모를 꽃는것이 안쓰럽기는 했지만 로동을 열애하고 집체를 사랑하며 혁명에 무한히 충성한 계승자를 육성한다는 의미에서 모르는체 강압적으로 일을 시켰던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학생들을 동원하여 결석한 애들까지 붙들어다 억지 로둥을 시킨것이 한두번 아닌데 그 가운데는 몸에 병을 지닌 아이들조차 꽤병이라며 일터로 내몬적도있었다.그리하여 그 때 나의 반급아이들은 배움보다는 억지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면서 응당 배워야할 지식기반을 닦지 못하고 훌렁훌렁 아까운 세월을 보내였던것이다.

  물론 그렇게 한것이 한 평범한 보통 교원인 내탓이 아니고 위의 령도탓이고 더 나아가서 당시의 극좌적인 교육정책때문이라고 하지만 한창 배워야할 아이들을 직접 로동판에 데려가 억지로동을 시킨 당사자는 학급담임이던 나로서 책임을 어찌 시대와 상급의 잘못으로만 밀겠는가 다행이 그 세대들이 자신들의 아픈 과거를 잊고 학교에서 제대로 못배운것을 사회에 나가 보충을 하여 오늘 밝게 살고있으니 다소 미안함이 덜어지는듯 싶다.

/강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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