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김경선
(흑룡강신문=하얼빈) 나는 매일 아침 6시면 집을 나선다. 집 부근의 해안로를 걸으며 상쾌한 공기 마시며 아침을 여는게 일상이였다. 걷다 보면 해안가 어느 병원 앞을 꼭 지나게 되는데 가끔씩 환자복 차림의 사람들이 나와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힘겹게 걷는 모습 혹은 기운 없거나 거동 불편한 환자들이 해변에 앉아 하염없이 바다내음 마시는 모습도 보게 된다. 이런 광경들을 볼 때면 항상 머리속에 스치는 생각이 ‘건강은 일상의 좋은 습관으로 건강할 때 스스로 지켜내야지’였다.
오늘 아침도 여전히 그 병원 앞을 지나갈 무렵 어떤 환자복을 입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녀인이 갑자기 멈춰서며 말을 건네왔다. 목소리가 낮아 알아듣지도 못한채 난 그 자리에 못박은듯 서서 의아하게 쳐다만 봤다. 얼굴도 몸도 너무 수척해 흠칫 놀랐다. 녀인이 다가오며 하는 말이 "저기요. 이 팔 좀 걷어주실래요?" 순간 내 맘은 기겁함과 동시에 철렁하기도 하고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스친다. 워낙 겁쟁이에 소심하고 예민한 나인지라. "아~~~이거 머지 머지? 왜 갑자기 이런 사람이 이상한 부탁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녀인네가 하는 말이 "제가요. 이 오른팔을 수술해서 불편해요. 너무 더워서 팔을 걷어올리고싶은데요..." 목소리가 너무 기운 없다. 뺨이 움푹 파이고 체구도 목소리도 바싹 마른 녀인. 병색 짙은 얼굴빛 눈빛이 가여웠다. 순간의 부정적인 생각에 몸서리를 쳤지만 내색 않고 한겹 두겹...다섯겹 걷어올려 줬다. 소름돋게 앙상하게 마른 팔. 손 대면 부러질것만 같았다. 그 와중에도 난 웬만하면 다섯겹이 좋아 오복의 뜻이 있는 수자 5를 좋아하니까 하면서. 고맙다고 수줍게 미소짓는 녀인에게 "쾌차하세요" 인사하고는 뛰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부터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작은 친절을 베품에 뿌듯함은 잠시. 그 전에 뇌리를 스쳐간 부정적인 생각들. 내가 너무 낯뜨겁고 부끄러웠다.
요즘 세상이 하도 흉흉한 뉴스거리가 범람하는 통에 외출할 때면 조심 또 조심이 생활철칙이 되여버렸다. 자신도 조심해야겠지만 좋지 않은 일과 엮이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기도. 그래선지 지나친 의심병이 생긴거 같기도 하다.
무엇이나 도를 지나치면 병이다. 일상에서 항상 긍정, 긍정 초긍정하려 노력하지만 진작 의외의 상황과 마주치면 머리속에서 오만가지 뉴스에서나 나올 법한 부정적인 생각들로 꽉 채워지다니. 마음 공부를 언제까지 해야만 초연해질수 있을까가? 그래도 절대 멈춰서는 안된다. 끊임없이 정진하고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아름다운 사람과 살맛 나는 밝은 세상을 간절히 바라는 이 휴머니스트는 오늘도 노력한다. 의심병을 걷어내고 맑고 건전한 생각으로 채우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