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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축구] 맨유, 익숙한 퍼거슨과의 결별은 어떤가

[기타] | 발행시간: 2012.05.21일 14:12
[스포탈코리아] 회자정리(會者定離).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 시침이 돌고 돌아 우리는 또 다른 이와 만나고 헤어진다. 결혼식에서 흔히 듣는 '백년가약'도 수명이 100년이 안 되는 인간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1년도 되지 않아 '쿨'하게 헤어지는 부부도 많지 않나. 이런 경우에는 부부 앞에 '단기'라는 단어를 붙여도 좋을 법하다. 그렇다고 그들을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우리가 살면서 인터넷, 고속철도만큼이나 빠르게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다. 잊어야 할 건 깨끗이 잊고 털어야 할 건 깔끔하게 털어야 '유토피아'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 우리는 익숙한 것에 얽매여서는 곤란한 시대에 산다.

#쿨하게 이별하는 법

'쿨하게 이별하는 법'을 알아야 할 때다. 하지만 거창한 말처럼 '쿨하게 이별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면 좋으련만 사사로운 감정이 많은 인간에게 이별이란 너무나 가슴 아프고 힘든 일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AC 밀란의 '레전드'가 팬들에게 작별하는 모습을 보고 울컥했다. '은퇴 임박', '이적설 솔솔'과 같은 기사를 쓸 때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알렉산드로 네스타, 필리포 인자기, 젠나로 가투소와 같은 선수들이 어느새 30대 중후반이 되어 10년 이상 머문 둥지를 떠난다. 1990~2000년대 밀란 유니폼의 세로 줄무니처럼 익숙했던 그들을 밀란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다. 팀은 '한물간' 그들을 잡을 생각이 없고, 선수들도 자신이 떠날 때가 됐음을 인지하며 작별 인사를 한다. 요즘 인기인 막장 멜로 드라마에는 볼 수 없는 이별 장면이다. 녹색 잔디가 배경이어야만 성립되는 한편의 감동 드라마다.

수일 뒤에는 '판니'로 잘 알려진 뤼트 판 니스텔루이가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긴 얼굴과 폭발적인 골 세레머니가 눈 앞에 아른거리는데, 불혹을 넘긴 라이언 긱스가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데, 그는 "벌써 20년"을 언급하며 축구화를 벗었다. 흔한 게 프로 선수 데뷔이고 선수 은퇴라해도 판니의 퇴장은 씁쓸함을 남긴다. 아마도 '영원한 캡틴박' 박지성 때문인지도 모른다. 2001~2006년 7월까지 맨유에서 활약한 판니는 2005년 여름 박지성이 입단하면서 1년 반을 함께 호흡했다. 비영국인 출신이라는 공통점과 사교성으로 얌전한 박지성과 친한 사이를 유지했다. 경기장 위에서도 골머신답게 박지성이 건넨 패스를 곧잘 골로 연결했다. 2010년 1월 함부르크로 이적한 뒤에는 한국 축구 차세대 공격수 손흥민과 박지성을 매개로 절친한 관계를 유지했다. 유럽 축구 대선배답게 국내 축구팬에게 판니가 여전히 '훈남'으로 남아있고 은퇴 발표가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마주 앉을 기회가 있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헤어 드라이기'를 감수하고라도 "퍼거슨 감독님, 이제 당신 팀은 내려올 일만 남았어요"라고 제언하고 싶다. 맨유는 2009/2010 시즌에 정점을 찍었다. 큰 변화 없이 '흔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이고 유럽 정상까지 바라볼 줄 알았겠지만 스스로 주저 앉아 버렸다. 정점을 찍었으면 다른 정점을 향해 가야 하거늘, 현실에 안주했다. 회사 사정이 어렵다고 업무 능력이 떨어진 22년 차 부장을 자리에 앉혀두고, 사직한 부장을 다시 불러 들이는 건 그 회사가 얼마나 절박한 지 보여준다. 반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라이벌 회사는 승승장구하며 그 해 업무 실적을 앞섰다. 올 시즌 준우승에 그친 건 맨시티가 잘해서라기보단 회사가 원활히 돌아가지 못한 맨유 탓이 크다.

반면 맨시티 팬들은 이제 어깨 펴고 당당히 걸어도 좋을 듯하다. 하필이면 맨유와 같은 도시에 있다는 이유로 수십 년 동안 비교당하며 손가락질 받았다. 간혹 맨유를 이겼어도 '이변'으로 표현되었다. 순위 싸움에서 맨유를 넘기는커녕 강등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친 역사였다. 하지만 올 시즌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맨유를 넘어트렸고 이제는 그들의 세상이 왔다. '거부' 만수르 구단주가 다음 시즌부터는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목표로 거액을 쓸 예정이어서 맨유가 그 격차를 따라오기란 힘들지도 모른다. 맨시티의 현 모습은 우사인 볼트에 최고 경량화를 신긴 격이다. 한동안 이런 양상을 보일 지 모른다는 예상 속에 맨유가 변하는 길은 감독까지 다 바꾸는 일인지도 모른다. 맨유 팬에겐 낯선 일이겠지만. 새 감독을 급구하는 리버풀, 첼시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다. 그들 모두 익숙한 것과 결별할 때가 왔다.

글=윤진만 기자

사진=Marc Atkins/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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