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공장을 후쿠시마(福島)지역에 건설하기로 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지역을 되살리고 수소연료자동차의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부흥책의 핵심으로 판단해온 ‘수소사회구상’과 관련, 도시바(東芝) 등 3개 회사를 이 구상을 사업화하는 주체로 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도시바, 도호쿠(東北)전력, 이와타니(岩谷)산업 등 3개 회사는 수십억엔(수백억원)을 투자해 후쿠시마현 안에 세계 최대 규모급의 수소제조공장 을 건설, 연간 900t의 수소를 생산하기로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는 차세대 자동차로 일컬어지는 수소연료자동차 1만대를 운행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까지 이 공장을 가동할 방침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3월 후쿠시마현을 방문, “후쿠시마를 수소사회를 열어가는 선구지역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경제산업성)은 그동안 전력회사, 후쿠시마현 등과 함께 전문가회의를 설치, 검토를 진행해 왔다.
경제산업성의 위탁사업 형태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에서 플랜트 건설은 도시바가, 송전망 정비는 도호쿠전력이, 수소의 저장·유통 은 이와타니산업이 각각 맡게 된다.
이 공장에서는 물에 전류를 흘려 분해하는 방법으로 수소를 만들어낸 뒤 차세대 친환경자동차인 수소연료자동차에 연료를 공급하는 수소스테이션으로 보낼 예정이다.
물을 분해하는데 사용하는 전력은 공장 주변에 설치하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수소를 만드는 시점에서부터 자동차의 연료로 사용되는 시점까지 모든 공정에서 이산화탄소(CO2)가 발생하지 않는다.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원전사고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현은 지진 피해를 입은 다른 지역에 비해 부흥이 늦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소공장의 건설을 통해 지역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지역 살리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일본의 자동차용 수소 공급량은 연간 100t 미만이다. 화학공장이나 제철소의 제조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것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소를연료로 이용하는 친환경자동차는 약 1000대 밖에 보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대책을 위한 파리협정 등의 영향으로 환경에 대한 부담이 적은 수소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닛케이(日經) BP 클린텍연구소는 수소발전소나 수소자동차 등 세계의 수소 관련 인프라 시장규모는 2050년에 160조엔(약 1731조8879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2015년의 6.8조엔에 비해 23.5배 큰 것이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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