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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으로 지켜가는 전통주의 맛과 향 — 안정금씨의 “막걸리” 인생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10.20일 08:13
(흑룡강신문=하얼빈) 옛날 우리 조상들은 농사철에 새참으로 쌀 막걸리를 마셨고 집안에 경사가 있으면 쌀 동동주로 잔치를 벌였다. 그렇게 집안마다 녀인들의 손을 통해 술 빚는 기술은 대대손손 이어져 내려왔고 쌀로 술을 빚는 일은 자연스럽게 전통문화가 됐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창조적이고 새로운것에 관심을 두는 사회가 도래되면서 막걸리를 빚는 전통문화는 조금씩 색바래져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이 무엇인지, 문화재란 무엇인지 깊이 알진 못했지만 아버지의 유언을 지켜드리기 위한 단순한 목적에서 막걸리를 빚기 시작해 결국 증조할머니 성함으로 상표까지 내고 딸과 사위에게도 그 비법을 전수해가며 전통음식문화를 지켜가고 발전시켜가는 한 녀성이 있다. 그 녀성이 바로 길림성 연길시 모아산기슭에 자리잡은 중국조선족민속원에서 손수 빚은 막걸리를 팔고 있는 안정금녀성이다.

  “녀성세계” 금요초대석, 오늘은 안정금 녀성을 만나보겠다.

  “사실 고향은 연변이였지만 북경 토박이 남편을 만나 시집간후론 줄곧 북경에서 생활했습니다. 딸 산후조리를 돕기 위해 고향에 왔을때 품에 안긴 손자를 보면서 할머니의 막걸리 빚는 법을 후손들에게 전해주라던 아버지의 유언이 떠올랐습니다. 그후로 아예 북경생활을 접고 연길에서 막걸리를 빚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막걸리를 빚기 시작한 계기를 이렇게 들려주었다. 워낙 억척스럽기로 소문난 그녀는 북경에서도 장사를 크게 벌여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여 막걸리를 빚기 위해 북경 생활을 접겠다고 했을때 가족들은 한결같이 반대해 나섰다. 그중에서도 남편의 반대가 컸다. 워낙 북경 태생인 남편은 몇십년동안 고향을 한번도 떠나본 적이 없었고 50을 훌쩍 넘긴 나이에 창업을 하겠다는 안해가 리해될리 만무했다. 하지만 누구도 그녀의 고집을 꺽을수가 없었다.

  남편 다음으로 반대가 컸던 딸도 마땅한 장소가 없어 고민하는 그녀를 보며 결국 집까지 내주면서 어머니가 하는 일을 지지하기로 했다.

  막걸리를 빚는 집안 풍경

  재료 구입이 끝나자 그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빚던 막걸리 맛과 방법을 떠올리며 본격적으로 막걸리 빚는 일에 착수했다. 그런데 3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을 되살려 막걸리를 빚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한 솥, 또 한 솥 그녀가 빚은 막걸리는 그대로 하수구에 버려졌다. 그녀의 행동에 딸은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그녀의 든든한 뒷심인 가족들 <좌측으로부터 안정금씨, 남편, 손자, 사위, 딸>

  그렇게 버리기를 반복하던 어느날, 그녀는 끝내 아버지가 빚던 막걸리와 비슷한 맛의 막걸리를 빚게 되였다. 들뜬 심정으로 손수 빚은 막걸리를 5근짜리 플라스틱용기에 담아 거리에 나섰다. 그리고 지나가는 로인들에게 먼저 무료로 맛을 보라고 권했다.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로인들은 몇십년동안 그리워했던 막걸리 맛이라며 기뻐했고 왜 인제야 이런 막걸리를 만들어 왔냐며 “핀잔”을 줬다. 단순한 시장 조사로 들고 나왔던 막걸리는 불티나게 다 팔렸다. 수입이 생긴것도 기뻤지만 무엇보다도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에 그녀는 날아갈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후로 그녀는 자신감을 얻게 되였고 막걸리 빚는 일에 더 정성을 몰부었다. 이곳저곳 다니며 사들인 재료가 늘 마음에 들지 않자 누룩은 밀로 직접 만들고 엿싹은 보리로 직접 틔웠다.

  재료 점검을 꼼꼼히 하고 있는 안정금씨

  <정성을 들여서인지 단골손님들이 하나, 둘 늘어나더라구요. 처음엔 막걸리를 파는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고생을 좀 했습니다. 이곳저곳 옮겨다니면서 팔다보니 어떤 로인들은 플라스틱통을 들고 원래 장소에서 기다리다가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어떤 로인들은 제가 더이상 막걸리 장사를 하지 않는가 해 꽤 실망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수소문해 시장 한모퉁이에 가게를 낸 저를 묘하게 찾아오시더라구요.>

  그리웠던 막걸리 맛을 되찾아주어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는 로인들을 볼때면 그동안의 로고가 인정 받는 기분이 들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녹녹치 않은 현실 앞에서 포기할 생각 한번 하지 않은것도 믿고 찾아주는 단골손님들이 점점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손님들에게 손수 빚은 막걸리를 소개하는 그녀

  요즘은 손맛과 정성, 세월속에 쌓여진 노하우까지 속속들이 전수받으려고 노력하는 든든한 사위가 있어 더 힘이 난다고 한다.

  <80년대후에 태여난 젊은이들중 힘들고 고된 막걸리 만드는 법을 배우라면 선뜻 나설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그런데 사위가 배우겠다고 나서니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어린시절, 아버지가 오빠들에게 막걸리 만드는 법을 배워주겠다고 했을때 저만 빼고 슬슬 아버지를 피해 가더라구요. 여자인 저보다 아들인 오빠들에게 기술을 넘겨주고 픈 아버지의 그때 마음이 이해가 가더라구요. 사위가 참 고맙고 대견스러워 그날 가족회식까지 했어요. 제가 한턱 톡톡히 냈죠.>

  아버지의 유언을 가슴깊이 새기고 그 유언을 실천해 가는 과정에 막걸리 빚는 일은 단순히 술을 빚어 파는 일이 아닌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켜가는 일이라는걸 깨닫게 되면서 그녀는 전에 비해 큰 사명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경제시대 돈벌이를 우선으로 여겨 제품 질을 소홀히 하는 장사군들이 많지만 자신은 끝까지 양심으로 막걸리를 빚어갈것이라 했다.

  <처음엔 샘물을 직접 길어다 재료로 사용했고 후에 상품화된 생수가 나오면서 생수를 재료로 쓰다보니 남편은 원가가 높아진다고 눈치를 주기도 합니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북경에서 잘 되던 장사를 접고 힘든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을겁니다.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도 제 이런 모습을 보면 뿌듯해 하실겁니다. >

 새벽3시부터 막걸리를 빚기 시작하는 그녀

  오늘도 그녀는 아버지와의 약속때문에 새벽 3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일어나 막걸리와 함께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완성해야 하기에 하루 5시간 취침도 사치가 될만큼 팽이처럼 돌아쳐야 하는 그녀다. 그러나 다양하고 질 좋은 막걸리를 많이 개발해 우리 전통주의 맛을 꼭 살려갈것이라고 했다.

 그녀가 개발한 찹쌀감주, 대추감주, 오디감주, 블루베리감주

/중앙인민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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