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을 서약한 소년의 시신이 앞에 놓이자 의료진은 허리 숙여 고귀한 정신에 경의를 표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 인민망과 차이나프레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허난(河南) 성 주마뎬(駐馬店)에 사는 리(11)군은 뇌종양으로 최근 세상을 떠났다.
리 군은 10월말 심한 두통을 호소, 병원에서 검사받았다가 뇌종양이라는 날벼락 같은 진단을 받았다. 소년은 집중치료실로 옮겨졌으나 상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평소 활달하고 세심한 성격이었던 리 군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했다. 그런 아들의 뜻을 받든 리 군의 부모는 일부 장기를 적출해 필요한 환자들에게 새 인생을 불어넣기로 했다.
앞선 2일, 리 군의 장기 적출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에 앞서 의료진은 녹색 천으로 덮인 소년 시신 앞에 허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이런 가운데 리 군이 살아있을 적 엄마에게 썼던 편지가 공개돼 네티즌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외신이 공개한 편지에서 리 군은 “엄마, 엄마의 생신을 잊어서 죄송해요”라며 “다음에는 잊지 않고 챙겨 드릴게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년은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장기기증이라는 숭고한 정신을 발휘한 어린 천사에게 깊은 인사를 전한 의료진은 이전에도 공개된 적 있다.
작년 3월에는 장기기증을 약속하고 세상 떠난 소년 앞에 고개 숙인 의사들이 공개됐다.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열한 살 소년은 살아있을 적 부모에게 “세상에는 훌륭한 사람이 많아요”라며 “나도 훌륭한 아이로 남고 싶어요”라고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소년의 가족은 광둥(廣東) 성에 살고 있었다.
사진은 의료진이 장기 적출 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멀리서 눈물을 훔치는 이들은 소년의 가족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인민망·영국 미러 캡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