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여성이 길을 건너다 두 차례에 걸쳐 오토바이에 치여 다쳤는데도 흘끗 보기만 할 뿐 누구도 돕지 않은 영상이 공개돼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다행히 여성은 맨 마지막에 등장한 시민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은 후 퇴원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중국 환구시보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쓰촨(四川) 성 러산(樂山) 시의 한 도로를 건너던 장씨가 오토바이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중국 QQ닷컴 등 포털사이트에 공개된 영상 속 가해자는 장씨에게 다가갔으나, 곧 자기 오토바이를 챙기고는 현장을 떠나버렸다.
바닥에 쓰러진 장씨를 보고도 지나치는 시민들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옆을 지나던 차량 운전자가 잠깐 내려 장씨를 봤지만, 돕지는 않았다. 한 오토바이 운전자도 장씨를 슬쩍 볼 뿐 가던 길을 갔다.
두 번째 사고가 발생했다. 화면에 등장한 한 오토바이가 장씨를 치고는 그대로 현장을 떠나버렸다. 이번에도 운전자는 장씨를 살펴보지 않았다.
오토바이 10여 대를 포함, 여러 차량과 시민들이 장씨를 지나갔지만 누구도 그를 옆으로 옮기려 하거나 구조대를 부르려 하지 않았다. 길에 버려진 뭔가를 본 듯 그냥 갈 뿐이었다.
장씨를 구한 건 한 여성이었다.
영상 속 여성은 다른 차량이 장씨를 볼 수 있게 팔을 마구 흔들었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신고를 부탁했다.
두 번째로 장씨를 치고 갔던 오토바이 운전자는 공안에 붙잡혔다. 그는 “일하러 가던 길이었다”며 “내가 친 것 같지 않았고, 또 혼자 책임을 뒤집어쓰게 될까 두려워 도망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장씨를 지나친 차량 중 구급차 한 대도 있었는데, 멈추지 않고 사라진 것과 관련해 해당 구급차 운전자는 “다른 신고를 받고 출동 중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장씨는 크게 다치지 않아 치료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장씨의 가족은 사고 당시 상황을 알려줄 목격자를 찾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환구시보 캡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