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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너그러운 문화, 범죄 키우는 한국] 서울 인사동 술집 종업원, 딸뻘 되는 여성에게 멱살 잡혀

[기타] | 발행시간: 2012.05.31일 09:02
26일 새벽 4시쯤 서울 마포구 홍익지구대에 오른쪽 눈이 시퍼레진 대리운전기사 김모(51)씨가 들어섰다. 그 뒤로 50대 남성 2명이 벌겋게 술에 달아오른 얼굴을 하고는 혀 꼬부라진 소리로 외쳤다.

"운전을 그따위로 하니까 얻어맞지. 우리보다 당신이 더 잘못한 거야!"

이들은 김씨의 운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김씨에게 주먹을 휘둘렀다가 경찰에 끌려왔다. 처음엔 대리기사 김씨에게 욕설을 퍼붓던 이들은, 경찰이 진술서를 내밀자 태도가 돌변했다.

"경찰서 가봐야 아저씨 오늘 장사 하나도 못할 텐데 좋게 끝내죠? 대리비에 좀 더 얹어서 드릴게."

결국 지구대에 들어선 지 20분 만에 김씨는 3만원을 받고 합의했다. 김씨는 "경찰서 가면 경위 조사하고 조서 꾸미는 데 2시간은 족히 걸린다"며 "그 시간에 한 번은 더 일을 뛰어서 만원이라도 버는 게 낫다. 사는 게 더러워서 참는 거다"고 말했다.

종로구 인사동의 술집 종업원 이모(56)씨도 이날 밤 딸뻘 되는 30대 여성 취객 장모(31)씨에게 멱살을 잡혔다. 장씨는 이씨 가게에서 지갑이 없어졌다며 20여분간 난동을 피웠는데, 테이블과 의자를 샅샅이 뒤졌지만, 지갑은 나오지 않았다. 장씨는 이씨의 멱살을 잡고 "내 지갑 내놔!"라고 소리를 지르고 발로 대여섯개의 의자를 차서 넘어뜨렸다. 그 사이 다른 손님들은 계산도 하지 않고 슬그머니 나갔다. 가게 안에서 장씨의 지갑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씨는 경찰에 "술 취한 한 명 처벌하면 뭐 하나. 계산 안 하고 나간 손님들 다시 불러올 수도 없고, 오늘 하루 장사 완전히 망쳐버렸다"고 말했다.

경찰차 가로막고… 26일 오전 3시쯤 서울 강남대로 인근 유흥가에서 한 취객이 순찰차를 막아섰다. 이 남성은 술을 마시다가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신고를 한 뒤 출동한 경찰에게 막무가내로“빨리 찾아내라”며 소리를 지르면서 10여분간 난동을 부렸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대리운전·택시운전 기사나 술집 종업원, 편의점 직원 등 직업상 취객을 상대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이야말로 '술'의 최대 피해자다. 취객이 몰리는 밤 10시에서 새벽 4시 사이는 이들에게 '대목'이지만 한편으로는 악몽이다. 이 시간에 취객들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경찰 조사까지 받으면 하루 벌이의 절반 이상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26일 자정쯤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한 편의점에 30대 남성 취객이 들어와 "강남역 6번 출구가 어디냐"고 물어본 뒤 밖에서 일행과 말다툼을 하다가 갑자기 주먹으로 유리창을 깨고 도주했다. 편의점 직원 오모(23)씨는 "편의점 일보다 시비 거는 취객들 상대하는 게 더 힘들다"며 "깨진 유리창 치우는 것보다 아침에 사장님한테 뭐라고 해야 할지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술취해 주먹질… 26일 오전 3시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의 거리에서 술에 취한 남성들이 서로 뒤엉켜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 이들이 10여분간 길거리에서 고성을 지르며 싸움을 벌이는 동안 주변을 지나던 취객들은 웃으면서 이들의 모습을 구경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3일 연휴가 시작되는 25일, 26일 이틀간 지구대와 파출소에 접수된 취객 관련 신고는 총 617건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취객 관련 신고 건수 중 절반 이상이 택시기사, 대리기사, 술집 종업원 등 서민들이 피해자인 사건"이라고 했다.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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