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격전지 알레포에서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증거가 발견됐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1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군 '핵생화학 보호부대' 산하 과학센터 전문가들이 알레포 남서쪽 1070 구역에 대한 실사 결과, 반군이 민간인과 시리아 정부군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증거물로 독극물을 포함한 불발 포탄과 피폭 지역 토양, 포탄 파편 등을 증거물로 확보했다"면서 "이동식 실험실에서 성분 분석 결과 포탄에 든 독극물이 염소가스와 백린(白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인증을 받은 러시아군 '핵생화학 보호부대' 산하 과학센터 실험실에서 독극물에 대한 심층 분석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 결과는 OPCW에 전달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OPCW가 자체 전문가들을 알레포 1070 구역으로 파견할 것도 촉구했다.
그동안 시리아 정부군이 알레포에서 반군과 주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은 유엔과 국제기구 등에 의해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은 많지 않았다.
앞서 시리아 국영 사나 통신은 지난달 말 반군이 알레포의 정부군 통제 지역에 독가스가 든 가스통을 발사해 35명이 숨이 막히는 증상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반군 측은 화학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5년째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의 최대 격전지인 시리아 제2도시 알레포는 2012년 이후 반군과 정부군이 동서로 나누어 장악하고 있다.
민간인 25만여 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알레포 동부의 반군 장악 지역은 수개월째 정부군에 포위된 상태다.
이 기간에 러시아 공군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이 알레포 동부 지역에 대규모 공습을 퍼부어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반군이 정부군의 포위망을 뚫기 위한 공세를 펴는 과정에서도 민간인들이 상당수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레포에 '인도주의 휴전'을 실시하려던 러시아의 시도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