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강희주 기자] '라스트 크리스마스'로 유명한 영국 팝스타 조지 마이클이 지난 크리스마스에 갑작스런 심부전으로 사망한 가운데 중국과의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신징바오(新京报), 베이징청년보(北京青年报) 등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조지 마이클은 그룹 왬(Wham)에서 활동할 때였던 1985년 4월에 중국 대륙에서 공연을 가졌다. 서방 밴드가 중국에서 공연을 가진 것은 왬이 최초였다.
당시 콘서트는 1만명 가량 수용 가능했던 베이징 노동자체육관(工人体育馆)에서 열었는데, 티켓 가격은 5위안(850원)이었다. 이 가격은 당시 중국 일반인의 15일치 급여에 달했지만 중국인들은 이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고 암표상들에 의해 티켓 가격은 25위안(4천3백원)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공연에 참석한 대다수 관중이 어떻게 호응해야할지 몰랐다는 점이다. 공연이 시작됐지만 전체적 분위기는 매우 조용했고 조지 마이클이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박수를 쳤을 때 관중들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예의상으로 긴시간 박수를 치기만 했다.
이후 공연이 절반 이상 진행된 후에야 일부 사람들이 왬의 공연을 즐기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당시 공연에는 중국에서 로큰롤의 대부로 불리는 조선족 가수 최건(崔健)을 비롯해 궈펑(郭峰), 청팡위안(成方圆) 등 유명 가수도 참석했는데, 궈펑은 "당시 공연 장면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며 "중국 관중들은 모두 멍청히 쳐다보기만 했다"고 회상했다.
이 공연은 당시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도 했다. 조지 마이클과 앤드류 리즐리는 베이징에 머무른 며칠간 만리장성, 톈안먼(天安门, 천안문) 등 관광명소를 거닐고 길거리를 다니기도 했다.
인민일보 인터넷판 인민넷(人民网)은 "당시 왬의 중국 공연은 중국의 문화적 대외개방의 이정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편 1963년생인 조지 마이클은 영국의 싱어송라이터로 친구인 앤드류 리즐리와 함께 결성한 듀오 왬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해체 이후 솔로로 나섰는데, 1987년 데뷔앨범인 '페이스(Faith)'는 세계적으로 2천5백만 장 이상 판매됐으며 영국과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 네덜란드, 스페인 앨범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12곡, 10곡을 싱글차트 1위에 올렸고 전세계적으로 1억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했다.
조지 마이클은 지난 25일 자택에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그의 매니저는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인은 심부전이며 타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