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정부군과 16년째 내전을 벌이는 탈레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맞아 다시 한 번 미군 철수를 요구했습니다.
아프간 인터넷신문 카마프레스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버락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전 미국 행정부의 아프간 정책을 답습한다면 아프간에서 폭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탈레반은 "미국이 주도하고 연합군이 지지한 아프간 침략은 지난 16년간 파괴와 인명 손실, 수십억 달러의 재정 손실을 가져왔고 미국에 대한 아프간의 증오와 부정적 이미지를 키웠다"며 "미국이 실패한 정책을 계속한다면 역사적으로 수치스러운 패배를 겪고 자멸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탈레반이 앞으로도 자국 주둔 미군을 상대로 공세를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을 포함해 지금까지 차후 아프간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전임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 아프간에서 완전히 철군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아프간에서 탈레반 세력이 약해지지 않자 지난해 7월 자신의 임기 끝까지 미군 8천400명을 잔류시키기로 결정해 아프간 주둔군 문제를 차기 대통령에게 넘겼습니다.
이에 따라 미군은 최근 탈레반의 세력이 다시 커진 남부 헬만드 주에 올해 상반기 해병대 300명을 배치하기로 하는 등 종전 규모와 같은 수준에서 병력을 교체·운영하고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이후 아프간 바그람 기지에 주둔한 미군과 화상 통화로 장병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프간 총리 격인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은 화상 통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아프간 주둔을 지지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장선이 기자(sun@sbs.co.kr)
출처: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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