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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까치 까치 설날은…'까치설날'은 왜 '어저께'일까?

[기타] | 발행시간: 2017.01.27일 14:08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설날 '불후의 명곡'이죠. 윤극영 시인의 동요 '설날'입니다. 이 동요에 따르면 까치의 설날은 오늘입니다.

'우리 설날'은 정월 초하룻날, 음력으로 한 해의 첫째 달의 첫째 날이지만, '어저께'(어제)는 섣달 그믐날,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달의 마지막 날인 오늘이죠.

그런데 '까치설날'은 왜 '어저께'일까요? 그리고 왜 갑자기 까치가 등장한 걸까요? '까치설날'의 유래, SBS '라이프'에서 알아봤습니다.

■ 까치는 동물이 아니다

까치의 설날에 관해 여러 가지 설이 전해 내려옵니다. 국어학계에서 가장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설은 무속·민속 연구 권위자였던 고(故) 서정범 교수의 주장입니다.

서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원래 섣달 그믐날은 '아찬 설' 또는 '아치 설'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아찬', '아치'는 순우리말로 '작은(小)'을 뜻하는 말인데요, 설 전날을 '작은 설'이라는 뜻으로 '아치 설'이라고 했다는 것이죠.

추석이 '한가위'라고 불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큰 설은 '한설, 한첫날'로, 작은 설은 '아찬 설, 아치 설'로 불렸는데 세월이 흐르며 '아치'가 뜻을 상실하며 '아치'와 음이 비슷한 '까치'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서 교수는 우리나라 남서해안 다도해 지방에서 '조금'을 부르는 말이 변한 것을 듭니다.

조금은 조석 간만의 차가 가장 작을 때를 말하는데요, 이 차이가 작을 때 뱃사람들은 이를 '아치 조금'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충남 태안반도와 황해도 옹진반도 사이에 있는 경기만 지역에서는 이 '아치 조금'을 '까치 조금'이라고 불렀다는 겁니다.

국립국어원은 '아치 설'이 '까치 설'로 이어지는 원형을 문헌에서 찾을 수는 없지만, 구어로 썼던 말이 변형됐다고 보면 '아치 설'의 개연성이 가장 높다고 말합니다.

■ 신라 소지왕의 목숨을 구한 까치

다음으로 많이 알려진 설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설화입니다. 고려 승려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는 까치가 등장합니다.

신라 소지왕 때 왕후가 한 스님과 작당을 해 왕을 없애려고 했는데, 까치와 쥐, 돼지와 용의 도움으로 왕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소지왕은 동물들의 공을 인정하여 십이지신(十二支神)에 모두 넣어줬지만, 까치를 넣을 자리가 없었습니다.

대신 설 바로 전날을 까치의 날이라 하여 까치설이 생겨났다는 설입니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은 이 설화에 나오는 동물은 까치가 아니라 까마귀라면서, 까치설의 유래를 설명하는 글이 왜곡되어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설은 다양합니다.

■ 일제강점기에 빼앗긴 우리말과 동요

윤극영 선생이 작사·작곡한 '설날'을 발표한 시기는 일제 강점기인 1924년이었습니다.

윤극영 선생은 일본에 우리말과 동요까지 빼앗긴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 동요를 만든 것으로 전해집니다.

때문에 양력 1월 1일 '신정'을 설날로 쇠던 일제를 까치로 비유했고, 우리 민족의 설날인 음력 1월 1일보다 앞선 시점이기 때문에 '어저께'라고 말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왜 일본을 까치로 비유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 설날과 까치는 무슨 관계일까?

서양에 평화의 상징 비둘기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길조(吉兆)의 상징 까치가 있죠. 우리 조상들은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믿었습니다.

까치는 실제로 시각과 후각이 사람보다 뛰어나 주위의 냄새는 물론 사람의 냄새까지 기억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을에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경계의 표시로 우는데, 우리 조상들은 먼 객지에 나간 자식과 같은 반가운 손님이 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설날엔 이처럼 온 가족과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에 까치가 설날 동요에 등장하는 것은 어색하지 않은 것이죠.

이외에도 까치의 무늬와 비슷한 색동저고리를 설 전날에 준비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이번 설에는 아이들이 까치는 왜 설날이 어저께냐고 물어보면 우물쭈물하지 않고 재미있는 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 SBS 라이프 올림 -

(기획·구성: 김도균, 송희 / 디자인: 김은정)


김도균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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