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불거진 뒤 한국 관광객들이 훼손한 듯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에 전시된 박근혜 대통령 방명록(오른쪽 아래)의 한쪽이 찢겨져 있는 모습. 이신학씨 제공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에 전시된 박근혜 대통령의 방명록이 훼손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한국 관광객들이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박 대통령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원 이신학(46)씨는 지난 21일 중국 상하이 여행길에 임시청부 청사를 찾았다. 그런데 역대 한국 대통령들의 방명록이 전시된 곳을 지날 때 아들 영찬(19)군이 박 대통령의 방명록 일부가 찢겨나간 모습을 발견했다.
박 대통령은 2015년 9월 4일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해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이어받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어내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방명록을 액자처럼 벽에 전시해 놓았는데 훼손된 것이다. 방명록이 훼손된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부터로 추정된다. 지난 1월부터 여행자들이 올린 사진을 보면 처음에는 왼쪽 귀퉁이가 살짝 들어올려져 있던 전시물의 훼손 범위가 이후 점점 더 넓어졌다.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계속 조금씩 더 훼손했던 탓으로 보인다.
청사 관리는 중국 측이 맡고 있다. 상하이 총영사관 관계자는 24일 “전시물은 원본은 아니고 복사본”이라며 “하지만 대통령 전시물이 흉물로 방치된 것은 문제가 있어 중국 측이 훼손된 것을 교체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출처: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