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뛰던 '런닝맨'이 깊은 생각에 빠졌다.
SBS 장수 예능인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이 편성을 두고 고민 중이다.
'런닝맨'은 지난해 시즌2로 전환하려다 김종국·송지효 등 '원년 멤버'에게 일방 통보로 논란을 빚은 뒤 개리를 제외한 6인 체제로 끝까지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중화권에서는 팬미팅 투어까지 돌면서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시들시들하다.
멤버들끼리 8년간 달리고 게임하는 것도 한두 번. 게스트가 매주 투입돼도 포맷의 한계는 있다. 그래서 멤버의 변화를 꾀하려고 했으나 그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고 제작진이 내놓은 해결책은 편성 변경이다.
올 초부터 '런닝맨' 편성 변경 얘기는 들려왔다. 기존의 일요일 오후 시간대가 아닌 평일 심야를 논의하고 있다. 예능의 격전지인 일요일 프라임 시간대보다 상대적으로 경쟁작이 없는 평일 심야 시간대로 가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과거 지상파 3사에서는 평일 오후 11시대 예능을 줄 세웠다. 요일별로 토크쇼부터 몸을 쓰는 체육 예능까지 많았으나 지금은 많이 존재를 감췄다. 그래서 '런닝맨'은 다시 한 번 평일 심야 시간대 부흥을 내심 기대하며 편성 고민을 시작했다.
봄 개편을 맞아 시간 변경이 유력했으나 상황이 또 달라졌다. 동 시간대인 오후 6시,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은 부동의 시청률 1위다. MBC '일밤-은밀하게 위대하게'와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싸웠다. 1월 내내 다섯 번의 시청률 싸움에서 졌고 지난 12일 방송분은 6.8% 동률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 주 시청률 승기를 내준 뒤 26일 '런닝맨'(7.4%) '은밀하게 위대하게'(6.7%)로 앞섰다.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방송된 12월 4일 이후 두 달 만에 처음으로 역전했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SBS 예능국 관계자도 "사실 편성 변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가 오간 건 맞으나 다시 상황이 바뀌었다. 지금으로선 똑 부러지게 상황을 설명하기 힘들며 시간을 두고 가장 좋은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런닝맨'은 수년간 일요일 오후 시간대 붙박이다. 다만 'K팝스타'가 주기적으로 들어올 때마다 4시대 혹은 6시대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신의 한 수'가 될 적절한 타이밍을 신중히 고르고 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출처: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