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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폭로하는 者, 막는 者…아베, 운명의 날 ‘23일’

[기타] | 발행시간: 2017.03.17일 19:01

아베 총리가 곤혹스럽기 그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관계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던 오사카 모리토모(森友)학원 재단에 100만엔, 우리돈 천 만원 가량의 기부금을 냈다는 증언이 튀어나오면서 17일자 아침 신문 1면을 장식했다.

결국 23일 예정된 모리토모 학원 가고이케 이사장의 국회 증언이 분수령이 되겠지만 이미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진짜 뭔가 있는 거 아니야?'라는 의심이 싹트기 시작한 모양새다. 17일의 아베 기부금 발언이 나오기까지 과정에서 각각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행동과 발언으로 이번 스캔들을 들여다 보자.

1. 폭로하려는 者...가고이케 이사장

15일 오후 2시, 원래는 외신기자 클럽에서 가고이케 이사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다. 당초부터 왜 가고이케 이사장이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하려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말이 일본 국내 언론들에 잘 반영되지 않으면서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만이 돌았을 뿐이다.

그러나 기자회견은 돌연 어떤 배경에서인지 취소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고이케 이사장은 오사카를 떠나 오전 11시 도쿄 하네다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곧바로 향한 곳.

15일 오전 도쿄 하네다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가고이케 이사장

스가노라고 하는 프리랜서 기자의 집이었다. 그 전 기자회견에서 "안경을 쓰면 못 알아볼 것 같으냐"며 스가노 씨를 향해 엄청난 적개심을 표했던 가고이케 이사장. 하지만 이날 그는 거꾸로 자신에게 엄청난 비판의 칼을 들이댔던 그에게 가 그동안의 과정을 털어놓음으로써 '증언'의 신빙성을 한층 높여놓았다.

2. 입이 된 者...스가노

15일 오후 스가노는 4시간 동안 가고이케 이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2차례 기자들 앞에 선다. 그리고 그때마다 흘려들을 수 없는 말로 여당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가고이케 이사장의 증언을 전하는 스가노

첫째, 국유지 매각에 관련된 주 담당자인 '사가와 재무성 이재국장'으로부터 고문 변호사에게 10일 정도 피해 있으라는 전화가 걸려왔다는 증언.

조용해질때까지 피해 있어라. 흑막 뒤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뒷 수습을 해 가는 전형적인 형태였다. 일본 사회에서 명망있는 비판적 언론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가고이케 이사장이 직접하는 말보다 훨씬 날카로워보였다.

재무성 국장 본인이 국회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며 이를 부정하고, 고문 변호사 또한 재무성 국장을 알지 못한다며 당일 저녁 고문 변호사직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 정도로 "몸을 피하라"는 전화가 거짓이라고 확정지어주는 못했다.

두번째, 2년 전 가고이케 이사장 등이 이나다 방위상을 만난 구체적인 정황을 공개한 것도 프리 저널리스트 스가노다.

그리고 마지막 가고이케 이사장으로부터 들었다는 결정적인 한 마디.

"7개의 폭탄이 있다고 한다", "그 중 하나는 유명 정치가와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누구나 아는 사람, 여당의 현직 각료, 수백만 엔 레벨의 돈....

줄줄이 나오는 그의 말에는 무시할 수 없는 힘이 담겨 있었다. 수 시간 동안 가고이케 이사장의 말을 들은 그가 앞으로 어떤 형태로 이를 공개할지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가고이케 이사장을 인터뷰하는 스가노


3. 막아야하는 者...이나다 방위상 그리고 아베 총리

문제가 된 모리토모 재단의 고문 변호사를 하고, 법정에서 재단 변호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곤욕을 겪은 이나다 방위상.

여기에 그녀는 또 다시 말 실수로 결정적 장면을 제공한다.

가고이케 이사장 부인이 이나다 방위상을 안다고 말한 당시 상황 설명을 토대로 야당의 추궁이 이어지자 얼결에 나온 말..."이사장 부인답군요." 평소 알던 그 모습 그대로라는 듯한 이 발언에, 야당 자리에서는 즉각 "잘 안다는 거 아니냐"는 고성이 튀어 나왔다.

국회에서 답변하는 이나다 방위상

그리고 누구보다 곤혹스런 처리에 빠진 것은 아베 총리다.

가고이케 이사장을 면담한 일본 야당 의원들이 밝힌 기부금의 진실은 이렇다.

재작년 5월(국유지 구입 계약을 맺을 당시다), 재단 소속의 유치원에 강연을 온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100만엔의 기부금을 건넨다. "이게 뭡니까?"라고 묻자, 아키에 여사는 "아베 총리로부터입니다"라고 말했다 한다.

일단 영수증 같은 물적 증거는 없고, 가고이케 이사장의 증언만 있는 상태지만, 앞서도 밝혔듯이 스가노라고 하는 신뢰받는 프리 저널리스트가 먼저 한 자락을 깔면서 파괴력이 더 커진 모양새다.

국회의원들과 이야기하는 가고이케 이사장

결국 이런 공세(?)에 견디다 못한 자민당은 지금까지 가고이케 이사장의 국회 증언을 반대하던 입장을 바꿔, 23일 그를 국회에 불러 질의하기로 야당과 합의했다.

당초 이번주까지 일본 국회에서의 여야 질의가 예정돼 있어, 사실 이 주를 넘기면 야당의 공세가 한풀 꺽일 것으로 생각하고 버티던 자민당이었지만, 아베 총리의 이름마저 거론되는 상황에서 가고이케 이사장을 부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가고이케 이사장

오사카부는 9억 5천 만엔, 우리돈으로 100억 원 가까이 되는 국유지를 90%나 싼 1억 3천 만엔(13억 원 가량)에 모리토모 학교 재단에 매각하면서 정부와 수 차례 협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그런데 양측 간 협의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단다. 전례 없는 일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3일 국회 질의에서 야당은 국유지 헐값 매입의 배후, 그리고 아베 총리와의 관련성을 캐려고 사력을 다할 것이고, 여당은 가고이케 이사장의 개인적 신뢰성을 깍아내려 아베 기부금 등 그의 말을 거짓으로 몰고가기 위해 공격해 들어올 것이다. 전국에 생중계될 이날 일본 여론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폭로하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창과 방패의 싸움이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승철기자 (neost@kbs.co.kr)

출처: K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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