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한국인 해외파의 무조건적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의식이 흐릿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 유럽파의 발자국이 늘고 있다. 돌고 도는 유행에 따라 선수들 인식도 바뀌는 모양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가 주춤한 사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분데스리가가 상승 기류를 타는 분위기다. 분데스리가는 유럽축구연맹(UEFA) 선정 리그 랭킹 3위다. 관중수, 구단 재정, 리그 환경을 고려하면 1위 EPL 못지않다. 전통명문 바이에른 뮌헨은 2009년과 2012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분데스리거가 중심이 된 독일 대표팀은 유로 2008 준우승, 2010 남아공 월드컵 4강, 유로 2012 4강(6월 26일 기준) 등 꾸준히 메이저 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내고 있다. 구단의 축구 수준도 높다는 뜻이다. 축구 스타가 몰리고, 옛 분데스리가 스타가 돌아오는 분데스리가는 1970~1980년대 부흥기를 재현할 조짐이다.
그 중심에 한국 선수들이 선다. 기분 좋은 상상이다. 지난시즌 이청용의 장기 부상, 박주영의 무한 결장, 박지성의 벤치 출발로 한국 선수간 대결에 목마른 팬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2012/2013 시즌 분데스리가에는 구자철(23, 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20, 함부르크SV)과 2년 만에 독일로 돌아온 차두리(32, 뒤셀도르프)가 뛴다. 차두리의 존재로 구자철과 손흥민이 더 이상 외롭지 않다. 박주영(27, 아스널)·기성용(23, 셀틱)·김보경(23, 세레소 오사카)·박주호(27, 바젤)·석현준(21, 흐로닝언)도 독일 이적설이 나온다. 박주영·기성용·박주호는 유럽 무대에서 검증되었고, 김보경·석현준은 분데스리가를 최고의 선택지로 여겨 이들이 다음시즌 한 무대에서 뛸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국 선수의 증가는 고스란히 일본 선수간의 ‘미니 한일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EPL에 정착했다면, 일본은 분데스리가와 친밀하다. 재일교포 3세 정대세(29)는 “분데스리가에서 일본 선수는 하나의 유행과도 같다”고 했다. 카가와 신지(2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도르트문트에서 2년 동안 독일 무대를 평정하고 맨유에 입단했다. 다음시즌도 하세베 마코토(28, 볼프스부르크)·오가자키 신지(26, 슈투트가르트)·호소가이 하지메(26, 바이엘 레버쿠젠)·토모아키 마키노(25, 쾰른)·오수 유키(22, 보루시아 뮌헨글라드바흐)·우치다 아스토(24, 샬케04)·타카시 우사미(20, 호펜하임) 등이 뛸 것이 유력하다. 독일 내 인기가 좋고, 대리인과 구단 관계도 끈끈해 추가적으로 선수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본다. 분데스리가에서 열리는 ‘한일전’은 선수들의 자극제이자 흥행요소다.
이 때문에 SBS ESPN의 EPL, KBS 스포츠N의 프리메라리가에 이어 메이저 스포츠 방송사에서 외면하기 힘들다. 분데스리가는 한국 선수가 많고, 이야깃거리가 널려있으며 유럽 축구 트렌드를 대변하는 리그다. ‘이런데도’ 10배 인상된 중계권료가 대수랴. 중계를 보는 시청자도 거부감이 없다. 분데스리가 주말 경기는 주로 토요일 저녁 10시 30분(한국시각)에 열린다. 주말 저녁 8시 45분, 9시, 9시 30분에 라운드 첫 경기를 시작한 EPL보단 늦은 시간이지만, 치킨, 맥주와 함께 즐기기엔 좋은 시간대다. 대다수의 경기가 동시간대에 열려 라운드당 한 경기를 선택 중계 및 시청해야 하는 상황은 아쉽지만, 빠른 템포의 경기 수준과 4대 리그 중 득점이 가장 많은 축구 스타일을 고려하면 시청할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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