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기배우, 몸값 천정부지 회당 2억여원까지 치솟아
한국 배우들은 반의 반값 한류 열풍에 거부감도 적어
국내 주연급 TV 드라마 배우들의 '중국 행(行)'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이후 20편 가까운 중국 드라마에 우리 배우들이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상우·천정명·이태란 등 최근 국내 TV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싶던 배우들 중 상당수는 중국 TV용 드라마를 찍고 있었다. 천정명은 이달 촬영을 마치는 '친정보위전'에 출연했고, 권상우(풍화설월), 최지우(도시의 연인), 이다해(애적밀방) 등은 중국 현지에서 촬영 중이다. 장나라·장서희·한채영·이태란·강타 등도 이미 중국 TV에 자주 나오는 한국 배우 반열에 올랐다. 요즘 중국에서 가장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한국 배우는 추자현으로 지난 1월 중국 후난위성에서 첫 방송된 '신무룡산토벌기'를 비롯해 '엽기적인 그녀의 행복한 날들' 등 올해에만 4편의 중국 드라마에 출연했다.
천정명(맨 왼쪽)이 중국 배우들과 함께 지난 5월 중국 다롄에서 드라마 제작발표회를 갖고 있다. / 북경태형광고유한공사 제공
과거와 같은 '한류 열풍'이 다시 부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한국 배우들이 중국 TV에 자주 보이기는 하지만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 90년대 말~2005년 무렵까지 TV만 틀면 한국 드라마가 방송됐던 것과 달리, 요즘 중국은 '자국 문화 산업 보호' 차원에서 외국 드라마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한국 배우들이 너도나도 중국으로 달려가는 것일까. 이는 중국 드라마 시장 팽창에 따른 현상이다. 중국의 드라마 제작 편수가 늘면서 주변 국가인 한국·대만·홍콩 배우들을 대륙으로 빨아들이고 있다는 것. 중국은 요즘 일부 인기 배우의 드라마 출연료가 회당 120만위안(2억여원)을 기록하는 등 배우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반면 한국 배우들은 주연급이라도 한국 내 출연료 기준으로 회당 25만~30만위안(4500만~5300만원)이면 데려다 쓸 수 있다. 한류 드라마에 익숙해진 중국 시청자들의 거부감도 적은 편이다. 중국에서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 북경태형광고유한공사의 이태형 사장은 "중국은 국민들이 TV를 대체할 만한 마땅한 오락거리가 없고, 인터넷과 모바일 판권 수익이 계속 커지고 있어 중국 드라마 시장은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