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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변두리와 중심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6.05일 09:08

김관웅

꽃피는 봄철에 필자는

남경대학의 초청에 의해 학위론문심사차로 남경에 다녀왔다. 뽕도 따고 님도 본다고 필자는 겸사겸사 남경의 적잖은 관광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였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명태조 주원장과 그의

부인 마황후가 묻혀있는 명효릉(明孝陵)이였다. 부지면적이 축구장 20개를 합친 것보다도 더 넓었기에 다 돌아보려면 옹근 하루의 발품을 팔아도

안된다고 했다. 명효릉은 천하를 호령하는 천자의 권력이 얼마나 대단하였는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중국에서 오지중의 오지인 안휘성 봉양현

시골의 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여난 주원장은 소년시절에는 소 먹이는 목동이였고 스무살 안팎의 청년시절에는 가난 때문에 머리를 깎고 탁발승되여

도처로 떠돌아다니면서 걸식하기도 했다. 이런 시골 오지의 천덕꾸러기였던 주원장이 일약 천자로 되였던 것이다. 주원장의 인생역전은 변두리와 중심은

마치도 물레바퀴처럼 언제나 돌고 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명효릉 다음으로 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중화민국 총통부 건물이였다. 1927년 장개석이 북벌전쟁을 끝내고 남경에 수도를 정한 뒤로부터 일제강점기를 제외하고 남경은 줄곧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였다. 장개석의 국민당 군경에 의해 모택동이 이끄는 중국공산당 및 그 군대는 수십년 동안 피비린 탄압을 당하면서 변두리의

변두리에서만 전전했다. 하지만 1940년대말에 이르러 국공 량당의 력량은 180도로 역전되였다. 1949년 4월, 중국인민해방군 백만대군은

장강을 넘어 남경의 중화민국 총통부 옥상에 걸려있던 청천백일기를 뜯어 던지고 대신 붉은기를 올렸다. 남경을 점령했다는 소식을 하북성 서백파에서

접한 모택동은 시흥에 겨워 즉각 〈중국인민해방군 남경을 점령〉이라는 제목으로 칠언률시를 지었다. 이 시의 마지막 시행은 “인간세상의 옳바른

리치는 바다가 뽕밭 되는 것이라네(人间正道是沧桑)” 라는 명구이다. 국민당의 패배와 공산당의 승리 역시 변두리와 중심은 마치도 물레바퀴처럼

언제나 돌고 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세번째로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장강의 지류인

진회하(秦淮河) 기슭에 자리 잡은 과거박물관(科举博物馆)이였다. 이곳을 둘러보면서 나는 남경이 강남에서의 오랜 문화의 중심지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남경을 떠나기 전날 저녁의 환송연에서 필자는 윤해연교수의 부군인 변호사 반선생을 통해 강남사람들에 대한 적잖은 재미 나는 에피소드들을

얻어들을 수 있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진짜 오랜 남경토배기들은 천박한 상해사람들을 내심으로는 깔본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동진(东晋)이래의

‘륙조고도(六朝古都)’ 남경이 지닌 유구한 력사에 비하면 상해는 오래동안 어부들이 매생이를 타고 바다와 강에서 그물질, 낚시질이나 하던 중국

제일 변두리의 허술한 어촌에 지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1840년 ‘아편전쟁’ 이후로 서구렬강들이 겨끔내기로 밀려들면서 상해는 갑자기 중국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게 되였다. 중국에서의 남경과 상해의 구조적인 위치의 변화 역시 변두리와 중심은 마치도 물레바퀴처럼 언제나

돌고 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네번째로 나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은

‘남경대학살기념관’이였다. 1937년 7월 7일 ‘로구교사변’ 이후 상해에서 패전한 국민당군대는 수도 남경도 지켜내지 못하고 인류력사에서의

전대미문의 도성(屠城)을 당한다. 이는 한편으로는 일본군대의 야만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당시 중국 국민당 군대의 무기력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이는 단지 당시 중일 량국 군대 전투력의 현격한 차이만이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전반 중일 량국의 종합국력의 현격한 차이에서 기인된 것이였다.

‘명치유신’을 통해 국력을 키운 일본은 중일전쟁, 일로전쟁에서 연거퍼 이기면서 아시아의 중심 내지는 맹주로 되고저 했다. 일본은 그 야망이

팽창하여 태평양전쟁을 발동하여 끝내 패망을 초래했지만 지난 세기 80, 90년대까지만 해도 그 경제력은 미국 버금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일본은 그 버금의 자리를 벌써 중국에 내주고 말았다. 경제력만이 아닌 군사력까지 포함한 종합국력은 현시점에서 일본은 중국과 비교도

안된다. 이 ‘명치유신’ 이후 일본의 급부상과 중국의 추락 그리고 오늘날 일본의 추락과 중국의 급부상 역시 변두리와 중심은 마치도 물레바퀴처럼

언제나 돌고 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습근평 주석이 늘 말씀하시는 ‘중국꿈’이 완전히

이뤄지는 그 날이 오면 남경에서 일본침략군에 의해 야만적으로 도살당한 남경 30만 군민의 원혼들도 구천에서 즐겁게 웃게 될 것이다.

길림신문/김관웅(연변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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