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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로년과 마누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0.10.12일 15:11
  독감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마누라가 어제 퇴원을 했다. 병세가 호전되기는 했지만 아직 완전히 나았다고 보기는 이르다. 하지만 병원생활이 갑갑하고 불편하다고 하여 그냥 퇴원을 했다. 대신 집에서 먹을 약을 타가지고 와서 앞으로도 며칠간 더 약을 먹어야 한다.

  그렇게 건강하던 사람이 한순간 샤워 한번 잘못하여 생각지도 않은 독감에 걸리는 이변이 일어난 것을 생각하면 건강관리는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특히 우리가 젊은 사람도 아니고 나이 먹은 로년의 일상에서 건강관리는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챙겨야 하는 덕목이다.

  나도 나이를 먹어서인지 이제는 마누라가 아프다고 하면 덜컹 겁부터 나고 차라리 내가 대신 아팠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특히나 병원에 입원을 하니 보호자 생활을 해야 하는데 이는 환자보다 더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한다. 식사는 물론이고 잠자리가 얼마나 불편한지 도통 잠을 잘 수가 없다.

  그래서 늙으면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한다. 전처럼 자식들과 함께 산다면 몰라도 한 사람이 병나면 다른 한 사람이 간호를 해야 하는데 두 늙은이의 건강이 좋으면 몰라도 대부분은 모두 만성적인 지병이 있는 경우라서 이중 삼중의 고역을 치러야 한다.

  마누라 대신 집에서 밥을 직접 해보니 물을 너무 많이 부어 밥도 죽도 아닌 떡이 되고 말았다. 집안일을 할 줄 모르니 여기저기 미루어 놓았던 일들은 어쩔 수 없이 아픈 마누라가 퇴원을 해서야 정리가 된다. 그래서 새삼스레 느끼는 것은 내가 집에서 할 줄 아는 일이라고는 "삼식이 노릇"하는 것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이번 경우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이제 나도 어떨 수 없이 마누라 모셔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마누라가 병이 나는 날에는 제일 먼저 삼식이의 신세도 끝장나고 처량해진다는 것이다. 로년에 배우자가 없는 사람만큼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은 없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마누라를 잘 위하여 마누라 말이라고 하면 무조건 "예! 맞소! 그렇소!"를 외치는 련습을 해야 한다. 이번 마누라의 독감을 교훈으로 앞으로는 아파도 내가 아프고 마누라는 아프지 말기를 소원하며 우리 모두 건강하기를 소망한다.

  /가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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