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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 국가의 각성]100년에 걸친 케니아 철도의 진화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4.01.30일 10:47



2017년 5월 17일, 케니아 수도 나이로비에서 케니아의 녀기관사들이 중국 교원 장정을 따라 조작과정을 숙지하고 있다. 케니아 력사상 첫 녀기관사들이 중국이 건설한 새로운 몸바사-나이로비 철도의 첫 렬차를 운전했다. /신화넷



2023년 10월 8일, 케니아 나이로비역에서 아이들이 렬차를 기다리고 있다. /신화넷



2023년 9월 20일, 케니아 수도 나이로비에서 촬영한, 중국이 건설한 새로운 몸바사-나이로비 철도의 나이로비역. /신화넷

“철도를 만드는 나라는 드물지 않지만 철도가 한 나라를 만드는 것은 드문 일이다.” 당시 영국의 동아프리카 판무관(专员)이였던 찰스 엘리엇은 1903년에 이처럼 대담한 말을 남겼다.

브리텐 백과전서 웹사이트에 따르면 ‘영국의 동아프리카 보호국’(현 케니아)에서 ‘백인 우월주의 정책’을 시작한 인물로 꼽히는 엘리엇의 이 발언은 영국 식민주의자들이 1896년-1901년 동아프리카에서 건설한 1메터짜리 좁은 레일(米轨)의 철도를 지칭한다.

시간은 120년 흘러 2023년 12월 12일, 당시 영국의 동아프리카 주체 부분인 케니아는 60번째 국가 독립일을 맞이했다. 이날 수도 나이로비 도심의 철도박물관은 력사를 되새기러 온 수많은 관중들도 붐비여 평소보다 인기가 훨씬 높아졌다.

서구 문명의 영향력 확장을 상징하는 이 철도는 모험과 식민지 정복을 위해 백인 정착민을 아프리카 대륙으로 끌어들였으며 또한 케니아의 각성 과정과 독립 투쟁도 목도했다.

케니아 아프리카정책연구소 중국-아프리카쎈터 집행주임 데니스 무네네는 최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각에서는 이 철도를 케니아 탄생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높이 평가하지만 사실 케니아 식민지화에 한몫했다는 의견이 더 많다”고 밝혔다. 이어 “케니아 독립 60주년을 축하하는 지금, 우리는 지난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늘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며 “상처를 딛고 일어서 케니아가 더 발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럽의 아프리카 분할

나이로비철도박물관 입구에는 초기 목적지 이름을 따서 우간다철도로 알려진 100년 된 이 철도가 동아프리카지도 우에 전시돼있다.

1896년-1901년 건설된 이 철도는 인도양 연안의 항구도시 몸바사에서 시작해 서북쪽으로 빅토리아호수 연안의 플로렌스항(弗洛伦斯港), 지금의 키수무(基苏木)까지 련결된다.

이 철도의 탄생을 리해하기 위해서는 1884년-1885년 개최된 베를린 회의를 반드시 다뤄야 한다. 영국과 기타 서양 강대국들은 이 회의에서 아프리카 식민지 분할을 론의했으며 이때 나온 법중 하나가 ‘실효적 지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아프리카의 운명을 결정짓는 이 중요한 회의에 아프리카 대표는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 종료를 일주일 앞두고 관찰원인 라고스(나이제리아의 옛 수도) 관계자는 “세계는 이렇게 대규모적인 도적행위를 목격한 적이 아마도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이제리아 《라고스관찰자신문》에는 “유럽 강대국들이 회의 종료후 1900년까지 아프리카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키워 아프리카 령토의 90% 이상 차지했다”고 기록돼있다.

‘영국의 동아프리카’ 통제를 강화하고저 영국정부는 빅토리아호수에서 시작되는 닐강류역 전체를 통제하기 위해 철도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예상 비용이 500만파운드에 달했던 이 프로젝트에 대해 영국 의회와 언론은 과도하고 황당한 것이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심지어 영국의 정치인 헨리 라부셰르는 이 철도를 ‘미친 로선’이라며 조롱하는 시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식민 지배자의 시각에서는 모두 가치있는 일이였다. 철도 건설로 아프리카 분할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국주의식 식민지 지배 체계를 구축하는 일의 일환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영국 작가 찰스 밀러는 철도의 유명한 별명을 따 《미친 로선: 제국주의의 오락》이라고 제목을 지은 자신의 책에서 “우간다를 통치하는 강국이 닐강을 지배하고 닐강을 지배하는 자가 애급을 다스리며 애급을 다스리는 자가 수에즈운하를 소유하고 수에즈운하를 소유하는 자가 인도를 통치한다”고 해석했다.

◇피로 얼룩진 ‘철뱀’

현지 부족민들은 이 미친 로선을 ‘철뱀’이라고 불렀다. 고대 부족 예언에 따르면 철뱀은 그들의 땅을 가로지르며 언젠가 문제를 일으킬 불길한 징조였다.

박물관의 전시관에는 ‘철뱀’의 탄생을 재현한 사진들이 나무액자에 담겨 일렬로 전시돼있다. 헬멧(钢盔)과 승마 부츠(马靴)를 착용하고 군복을 입은 영국의 엔지니어(공정사)와 장교들은 기관차 지붕 우에 서있고 헐벗은 맨발의 로동자들은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갔는지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철도 건설은 영국인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운 공사였다.

기계의 도움없이 간단한 도구만 가지고 931키로메터 길이의 철도가 건설됐다. 건설 자재와 깨끗한 물 같은 공급품은 다른 곳에서 운반됐다. 사바나(察沃)지역을 배회하며 사람을 잡아먹는 사자, 말라리아와 같은 열대 질병, 그리고 ‘철뱀’의 침략에 저항하는 현지 주민들의 공격은 모두 철도 로동자들을 죽음으로 인도했다.

박물관에 따르면 철도 완공까지 총 2,493명의 로동자가 사망했다. 철로 1마일당 4명이 죽은 셈이다.

아프리카대륙에 발을 내디딘 백인 정착민들은 말을 타고 완만한 푸른 초원이나 울창한 숲속을 누비고 사냥을 즐기면서 케니아의 넓고 비옥한 땅을 ‘백인의 락원’으로 만들기를 념원했다.

마사이족(马赛人)과 같은 현지 목축민들은 식민지 확장의 직격탄을 받았으며 그들의 저항은 잔인하게 진압됐다. 영국 작가 로테 휴즈는 《마사이족의 이동: 식민지 시대의 불행》이라는 저서에서 많은 마사이족 주민이 가장 비옥한 땅을 빼앗기고 두곳의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됐다고 기술했다. 이 지역의 다른 주요 부족인 키쿠유족(基库尤人) 역시 비슷한 운명에 처하게 됐다.

백인들은 커피나 차 등 돈 되는 경제작물을 키워 유럽에 팔기 위해 재배원을 설립했다.

이 같은 식민지 경제는 케니아에 오래도록 영향을 주었고 그 고통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2022년 일부 케니아인들은 영국정부를 대상으로 유럽 인권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식민지시대 토지 강탈, 고문, 학대에 관한 것으로 현지 부족들이 20세기초 조상으로부터 대대로 물려받은 땅에서 강제로 추방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지역은 다국적 기업들의 주요 차 생산지가 됐다. 그러나 “영국정부는 몸을 숙이고 숨어버렸으며 슬프게도 가능한 모든 구제 수단을 피하고 있다” .  

◇반식민지 운동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동아프리카 식민지에 정착하는 유럽인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원주민의 땅은 거의 남지 않게 됐다. 단마르크 녀작가 카렌 블릭센의 유명 소설 《아웃 오브 아프리카》(走出非洲)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원주민들에게 땅을 빼앗는 건 단순히 땅만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과거와 뿌리, 정체성까지 빼앗는 것이다.”

1930년대와 1940년대에는 땅을 빼앗긴 지역사회에서는 저항의 폭풍이 몰아쳤다. 이들의 불만은 다양한 케니아 민족주의 운동으로 번져 결국 마우마우(茅茅运动)운동으로 이어졌다.

주로 키쿠유족으로 구성된 반식민지 무장단체 마우마우는 ‘땅과 자유’라는 슬로건 아래 결성돼 지역사회에서 빠르게 지지를 얻었다.

민족주의자들은 철도를 리용해 케니아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이동하며 케니아인들의 독립투쟁을 독려하는 정치집회에 참여했다. 철도는 독립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게 총을 운반하는 데 리용됐다고도 전해진다.

대규모 저항 운동은 식민지당국에 의해 잔인하게 진압됐다.

1956년, 반군 지도자 데단 키마티가 체포되면서 마우마우운동은 실패했지만 저항운동은 1960년대초까지 이어졌고 수많은 케니아인이 살해당했다.

1963년 12월 12일, 케니아는 식민 지배로부터 완전히 독립했다. 1950~1960년대에 아프리카 전역을 휩쓴 탈식민지화의 물결은 약 30개 아프리카 국가의 독립으로 이어졌다.

◇미친 로선에서 독립자유의 로선으로

케니아는 60년전 식민지배의 굴레를 벗어났지만 식민지 경제의 유산은 수십년간 국가의 발전을 계속 가로막았다.

이제는 관광객들이 오래된 철도의 차창 밖으로 케니아의 아름다운 풍경과 다양한 야생동물을 감상하며 차 농장을 구경할 수 있게 됐지만 그중 일부는 여전히 서구의 다국적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한편 중국이 건설한 새로운 몸바사-나이로비 표준궤철도(SGR)는 기존 철도와 거의 평행하게 운행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독립자유의 로선이라고도 불리는 SGR은 2017년 5월 31일에 개통됐다. 1963년 6월 1일 케니아의 자치를 기념하는 ‘독립자유의 날’ 하루전이다.

지난 6년 동안 SGR은 지역 교통운송을 업그레이드했으며 철도로선 린근 도시의 경제 발전을 효과적으로 견인했다. 케니아철도당국은 이 철도가 케니아의 국내총생산(GDP)에 2% 이상 기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철도박물관에는 SGR의 렬차 미니모형이 전시돼있고 그 옆면에는 ‘국가 련결, 민족 번영’이라는 슬로건이 적혀있다.

무네네는 “옛 케니아-우간다 철도는 식민지 지배자들이 자국으로 원자재를 운송하기 위해 내륙에서 인도양으로 운반하던 수탈용 철도에 가까웠다”고 전했다.

“중국과 케니아의 파트너십인 SGR은 개발 지향적이다. 이는 케니아와 다른 동아프리카 국가들의 통합에 도움이 된다. 케니아의 경제 확장 측면에서도 성장을 돕고 있다. 또 상품과 승객을 위한 빠르고 효률적인 운송수단을 만들어내고 있다.” 무네네의 말이다.

새 철도는 2,300일 넘게 순조롭게 운행되고 있다. 수백만명의 승객과 수많은 화물을 운송하며 케니아의 사회·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에게 전문교육을 받은 현지 운전사·기술자·승무원들이 철도의 원활한 운행을 보장하고 있다.

독립자유는 중국과 케니아의 ‘일대일로’ 협력을 잘 보여준다. 지난 수년간 나이로비 고속도로와 50메가와트 규모의 가리사(加里萨) 태양광발전소 등 협력 프로젝트는 아프리카대륙의 인프라 련결성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아프리카내 무역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

미친 로선에서 독립자유의 로선에 이르기까지 낡은 철도로 대표되는 식민지시대의 과거는 점차 사라지고 새로운 철도가 가져올 밝은 미래가 떠오르고 있다.

/신화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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