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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여자는 제가 정통한데 말입니다…”

[기타] | 발행시간: 2012.10.10일 00:00
특유의 입담으로 친화력 탁월…軍시절 10살어린 선임병 상담도
▲ 지난 2009년 전역신고를 마치고 축하 춤을 추는 싸이.

싸이의 인간적 매력은 저잣거리에서 고품격 소셜 클럽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데 있다. 그와 함께 일해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오랫동안 함께 지내고 싶은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싸이는 자신의 장기인 ‘입담’으로 마주앉은 이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싸이 자신이 다른 사람과 불편해하는 걸 못 참는 성격이어서 스스로 먼저 분위기를 주도하는 식이다.

그의 인간적인 유대의 끈은 술자리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자신과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는 특히 스태프와의 술자리에서 단단한 우정을 과시한다. 자신이 책임져야 할 가족 같은 스태프와의 술자리에 절대 다른 사람을 부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한번 마시면 다음 날 아침까지 함께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연예인과의 술자리는 최근까지 김장훈과 성시경이 주요 ‘초대 손님’이었다. 세 사람은 각자의 공연이 끝나면 함께 술을 마시며 음악과 인생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시경은 “장훈형과 싸이형과 가진 술자리에서 받은 영향이 한두 개가 아니다”며 우정을 과시한 바 있다.

늦깎이 나이로 두 번째 군에 입소했을 때, 싸이는 10살이나 어린 선임 또는 후임병과 관계를 돈독히 했다. 선임병이 여자 문제로 괴로워할 땐, 스스럼없이 다가가 “저 싸이인데 말입니다. 제가 그런 문제에 좀 정통한데 말입니다…”하며 눈치 빠르게 챙겼고, 아주 어린 후임병들의 철없는 대화 속에도 ‘이게 뭐하는 짓인가’하면서도 기꺼이 끼어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2007년 재입소에서 상급부대로부터 ‘위문 공연’ 청탁을 받은 싸이는 두려웠다. 첫 번째 대체복무 시절에 잦은 행사로 재입소 결정이 내려졌는데, 다시 공연 무대에 오르려니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군 문제에 특히 민감한 다른 장병들이 무대에 서는 자신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쏟지 않을까 걱정도 태산 같았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를 소개하는 순간, 모든 장병이 환호성을 질렀고, 싸이는 이 열광에 자신감을 얻어 무려 1시간 20분의 긴 공연을 성공리에 끝낼 수 있었다. 싸이는 “그때 그 힘으로 내가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회고했다.

싸이는 “지금도 선·후임병들과 회식 자리를 가지면서 그때 일을 되새기고 있다”며 “내가 군 위문공연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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