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박아름 기자]
'안녕하세요'에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기 위해 나온 출연자가 있었다.
2월27일 방송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문용재씨가 그 주인공. 그는 물증없이 심증만으로 의심하는 의부증 아내 때문에 고민이라며 자신의 고충을 토로했다.
문씨에 따르면 의부증 아내는 '목동에서 남편이 바람을 핀다'는 점쟁이의 말만 믿고 남편을 의심하는가 하면 심지어 꿈을 꾸고는 남편이 바람을 핀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더 심각한 건 의부증 아내가 딸에게까지 "아빠가 밖에 여자 있다", "사랑이 식었다"고 말하곤 한다는 것.
모든 상황을 살펴봤을 때 의부증 아내는 자신의 남편이 은근히 매력있으며 신혼 때보다 자신에게 소홀해졌다는 이유로 의부증을 겪게 됐다.
남편은 이같은 고충을 방송을 통해 전국민에게 하소연한 셈이다. 물론 전문적인 의사가 출연해 그의 의부증 증상을 치료해주진 못했지만 MC들은 이들의 말을 들어줬고 쌓아두고 있던 모든 것들을 속시원하게 털어놓도록 유도했다.
이같은 사연은 그동안 소개됐던 고민들에 비하면 유독 특이한 사연은 아니다. 최근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안녕하세요' 이예지PD는 "사연을 다루는 데 있어 시청자들이 보면서 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 보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갈등요소가 많은 사연을 더 다루고 싶다"고 밝힌 바 있어 이같은 현실적 사연이 더욱 눈길을 끌고있다.
또 이예지PD는 당시 "요즘엔 특히 자신을 완전 무시하는 말단사원 때문에 고민이라는 팀장님이 고마웠다. 우리 프로그램에다가 진짜로 하소연을 했다. 고민 선정할 때 '이거 진짜 이분이 보낸거 맞아요?'라고 하니 진짜 팀장님이 올린게 맞다고 하더라"며 "이처럼 출연자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쉽게 생각한다는 게 좋다. 어디다 얘기할 데가 없어서 고민을 올렸다는 말이 좋다. 내 개인적으로는 특이한 사연보다는 둘이서 대화는 못 풀겠고 프로그램 나와서라도 풀어보고 싶다는 사연이 좋다. 현실에 가까워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사연 말이다"고 말했다.
결국 의부증 아내 사연은 총 122표라는 높은 득표수를 얻었지만 긴머리 세자매에 단 한표 차이로 뒤져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다. 하지만 의부증 아내 사연을 통해 기이하지 않아도, 비교적 흔한 사연이라도 '안녕하세요'는 모두 받아줄 준비가 돼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그만큼 '안녕하세요'가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프로그램이 됐다는 것이다. (사진=KBS)
박아름 jam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