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신영 기자] 남자가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를 다루는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의 세 번째 합창단 프로젝트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는 남자가 죽기 전에 할 일이 합창단 밖에 없냐는 혹평을 내놨고, 또 일부는 합창단 프로젝트를 전적으로 옹호하고 나서고 있는 상황. 하지만 패밀리합창단 첫 방송 후 재밌는 상황이 벌어졌다. 비판했던 많은 이들이 '욕'하면서도 보는 묘한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왜일까.
지난 2일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 패밀리합창단의 첫 이야기가 다뤄졌고 금난새 지휘자의 등장과 함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많은 연예인 가족이 등장하는 한편, 사연 많은 일반인 가족들이 다수 출연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개그맨 이상호, 이상민 형제는 아버지와 함께 절정의 개그감을 보여주며 큰 웃음을 선사했고, 임성민 전 아나운서 부부, 이준과 아이비, 차태현의 부모님 등 연예인 가족들이 줄줄이 모습을 드러냈다. 연예인 가족들은 저마다의 사연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와 함께 일반인 참가자들은 주로 사연 많은 이들이 대거 등장했다. 흡수장애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송예린-송민성 남매를 비롯해 자폐 성향의 지적장애 3급을 극복하고 미술로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한 여고생 서은정 양, 또한 갑작스러운 실명으로 인생의 좌절을 느낀 남자친구 윤종배 씨의 손을 잡고 나온 미모의 여자친구 권희정 씨 등 언뜻 보기에도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들이 주를 이뤘다.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maiXXX 아이디의 한 시청자는 "합창단은 그만 하지 싶었다. 두 해를 푹푹 삶았음 됐다 싶었다"면서 "미안하게도 본방 사수도 안했는데 다시보기 하고 엉엉 울었다. 진심은 통하나보다. 이렇게 한참 울려 놓고 예선탈락하면 상처 받는다. 다음 주 방송 꼭 보겠다"고 시청평을 남겼다.
또한 cwru1XXX의 아이디의 시청자는 "패밀리합창단 식상할것같았는데 괜찮았다"면서 "희귀병 앓고 있는 두 남매의 잔잔하고 담백한 노래 참 좋았다. 뭔지 모르게 마음이 참 슬프지만 꿈을 꼭 이루고 건강했으면 한다"고 응원 글을 남겼다.
재밌는 점은 욕하면서도 방송을 시청한 이들이 대부분 '응원'의 글을 남겼다는 점이다. 그리고 '합창단 또 해?'라고 욕하면서도 본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그래도 뭔가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 그리고 그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 건 그간 '남격'이 합창단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준 '감동'의 무게가 다른 방송과는 조금 다른 묵직한 것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번 방송 역시 일반인 참가자들의 진정성 있고 속 깊은 얘기가 쏟아지면서 그 기대감을 충족시켰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 속에서 '희망'을 함께 발견하고자 하는 시청자들이 있었다. 그래서 인지 방송 이후 패밀리 합창단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가 결국 욕 하면서도 봤던 이유는 '남격' 합창단이 그간 선사했던 마약 같은 '감동' 때문이고, 제작진은 패밀리합창단 첫 방송을 통해 이를 충족시킬 의지를 충분히 내비쳤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여기에 지원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故 최진실의 자녀 환희(12) 군과 준희(10) 양의 모습을 방송을 통해 확인하고, '아빠미소', '엄마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과거 합창단 보다 더 큰 감동을 우리에게 선사하지 않을까.
한편, 오는 9일 오후 방송되는 '남격'은 패밀리합창단의 오디션 현장이 두 번째로 전파를 탈 예정이다. 지난주 방송분 예고편에 모습을 드러낸 환희 군과 준희 양의 오디션 역시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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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남격'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