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죄인이다.”
최초의 중국 국적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옌(莫言)이 입을 열었다. ‘말을 하지 않는다’는 필명(본명은 관머우예·管謨業) 그대로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던 모옌은 수상 이후 첫 공식인터뷰에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자신의 노벨상 수상작 ‘개구리’의 독일어판 출간에 맞춰 26일(현지시간) 슈피겔지의 인터뷰 요청에 이례적으로 응했다.
모옌은 “수십년간 엄청난 변화를 겪은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를 피해자로 여긴다”며 “개구리는 내가 가해자였던 적은 없었나에 대한 질문을 다룬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혁명 당시 11살 초등학생이었던 그는 홍위병이 돼 학교 선생님을 공개 비판한 경험을 들려줬다. 또 당시 자신도 다른 이들의 성취와 재능, 행운을 질투했다고 회상했다.
모옌은 특히 “내 미래를 위해 아내에게 낙태를 강요했었다”며 “나는 죄인”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에서 폭력을 동원한 산아 제한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밖에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작품에 드러난 대로 자신의 정치적 견해는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소설 ‘개구리’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구상했던 작품”이라며 “이 소설의 집필은 자기비판적 작업”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산부인과 의사로 일했던 이모로부터 소설의 많은 부분을 착안했지만 이모에게는 정신건강을 위해 책을 읽지 말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너무 암울한 현대 중국의 현실만 조명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해피엔딩인 드라마와 달리 내 작품의 대부분은 비극적 결말이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희망과 존엄성, 힘이 깃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쿠키뉴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