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가이 기자] 노희경 작가가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출연진을 향해 애정 어린 코멘트를 달아 눈길을 끈다.
노 작가는 지난 25일 발간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대본집 1권을 통해 남녀주인공 조인성과 송혜교를 비롯해 김범 정은지 배종옥 김규철 김영훈 등 주조연들부터 김태우, 서효림 등 특별 출연해준 배우들까지 일일이 챙기며 함께 작업한 소감을 털어놔 드라마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본집 속 '작가의 말'을 통해 노 작가는 먼저 오수 역을 열연한 조인성에 대해 "조인성. 그가 해낸 인물 해석에 나는 감탄할 때가 허다했다. 그는 그냥저냥이 아닌, 팔딱팔딱 살아 있다. 나는 배우이고 싶어요, 나는 가짜는 싫어요,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그는 끝없이 그렇게 움직이며, 늙어 조금은 지쳐 쉬어가려는 나를 재촉했다"며 "대본 연습 때, 오수의 캐릭터에 흠뻑 빠져, 펑펑 울던 그를 위해, 나는 좀 쉬어가자며 담배 한 대 피워준 게 전부지만, 그의 열정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이제 그는 고작 서른한둘, 대배우의 행보가 시작됐다. 축배를 들일이다"라고 밝히며 극찬했다.
이어 오영으로 분했던 송혜교를 떠올리며 "송혜교. 배우를 사랑하게 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다. 그녀 때문에 내 그릇이 보인다. 내가 담아내기에 그녀의 가능성은 너무 크다"며 "<거짓말> 때 성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엄마처럼, 혜교가 만든 오영은 내가 오롯이 배우에게 의지해간 캐릭터가 됐다. 투지와 강단, 집중력이라면 남부러울 것이 없는 나인데, 송혜교에겐 수시로 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녀와의 작업이 재미있었다"고 전하며 신뢰를 드러냈다.
또 "'왕비서, 참 재미없는 캐릭턴데, 내가 만들어볼게.' 배종옥이 대본을 받아 들고 한 첫마디다. 그때 나는 웃었다. 그녀의 호언장담을 믿은 까닭이다. 내 약점을 보완해주는 배우가 있다는 건, 그 배우가 친구라는 건, 참 기쁜 일이다. 1년에 단둘이 차 한 잔 마시지 못할 만큼 서로가 바쁘지만, 괜찮다. 그녀와 나는 오래 볼 사이이므로"라고 밝히며 배종옥과의 오랜 우정과 신뢰도 드러냈다.
이어 "김태우의 가능성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반할 만큼 멋진 배우다. 범이와 은지, 어린 배우들이 감당하기엔 대본이 불성실한데도 참 끈기 있게 고민해준 그들의 치열함에, 이 나라의 드라마의 미래가 있구나 싶었다. 한없이 기특하다"며 "효림 씨와 영훈 씨, 불편한 역할이 분명한데도 최선을 다해주었다는 걸 느낀다. 참 고맙다"라며 크지 않은 역할임에도 불구, 큰 숨결을 불어넣은 배우들에게 찬사와 함께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규철 선생님, 나와는 여러 작품을 했는데도, 차 한 잔, 밥 한 끼 못했다. 이 자릴 빌어, 극을 하는 내내 참으로 든든했단 말씀을 전한다"며 장변호사 역을 열연한 김규철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한편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오는 3일 16부를 끝으로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방영 초반부터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기록하며 연기-대본-연출의 삼박자를 두루 갖춘 웰메이드 작품으로 호평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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