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많이 야위고 작고 단단한 몸은 더욱 다부져졌다. 이제는 김병만이라는 이름보다 '병만족장'이란 말이 더 익숙해진 개그맨 김병만에게 SBS '정글의 법칙'은 예능 그 이상일 것이 분명해보인다. 더욱이 어느 때보다도 육체적으로 많이 지친 모습에서 이 프로그램이 그에게 갖는 의미가 무엇일 지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14일 방송에서는 살짝이나마 김병만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배우 정준에게 "'정글의 법칙'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 것 같냐"란 돌직구 질문을 받았다.
질문은 이렇게 시작됐다. 정준은 김병만에게 "너무 힘들어 보인다. 이게 진짜 형한테 카메라를 붙여 풀로(전체적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 고스란히 나가면 '저 사람이 미쳤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이를 듣고 있던 배우 박정철도 고개를 끄덕였다.
정준은 "여기 오기 전 목표가 다른 것 다 필요없고 김병만 형이 가는 그 뒤에 내가 서있겠다란 것이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만만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어 정준은 이것이 쉽지 않음을 고백하며 "10년 20년 보고 싶은데 형은 언제까지를 생각하고 있을까"라고 진지하게 물었다.
이에 김병만은 "항상 내가 물어보는 역할이었는데 이렇게 질문을 받으니 이상하다"라고 쑥스러워하면서 "나는 '몇 년 더 해야지'란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 다음 편을 못할 수도 있다. 근데 그 기회가 있을 때 결과가 좋으면 그 다음으로 간다. 일단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내가 열 발짝 백 발짝 보면 까마득해서 못한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어느 덧 '달인'이 아닌 '병만족장'으로 더 사람들에게 각인된 그에게도 이 프로그램은 만만치 않은 것임을 드러내는 말이다.
더욱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든 것은 수척해진 그가 기상이 안 좋은 히말라야에서 어느 때보다도 최악의 컨디션 난조를 겪는 모습 때문이었다.
김병만은 설사 때문에 끊임없이 화장실에 드나들었고, 머리를 살짝 앞뒤로 움직이기만 해도 누가 조여오는 듯한 두통 증세를 보이며 고통스러워했다. 손 관절에 통증이 왔고 얼굴과 몸은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앙상해졌다. 그는 "아무래도 수액을 맞아야할 것 같다"라며 스스로 생존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목에 음식이 넘어가지 않고 더 심하게 화장실을 드나들 수 있음에도 라면 국물을 먹었다. "안 먹으면 죽을 것 같으니까"란 그의 대답.
하지만 그러면서도 멤버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책임감에 마음 무거워하며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병만족장이라 너무 큰 타이틀이 그를 너무 가두어 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가 없으면 이 프로그램은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란 의심을 던져주기 때문이다. 여자 멤버 오지은과 같이 울어주는 사람, 벵갈호랑이를 자신만만하게 카메라에 담아 온 노우진에게 오히려 왜 더 잘 못찍었냐고 다그치는 사람, 멤버들에게 항상 '정글의 먹방'을 제공하는 그를 누가 대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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