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절이 돌아왔다. 녀성들의 명절이라 아들로서 아흔고개를 바라보는 로모가 계시는지라 그저 용돈이나 드리고 말가 하다가 웬지 선물을 드리고싶어서 백화점에 갔다.이리저리 훑어보았으나 별로 마음 드는게 없어 1층으로 내려오다가 눈길이 화장품매대에 가 멎었다.젊은 남녀들이 한창 화장품을 고르고있었다.
화장품? 나의 기억으로는 어머님은 평생 화장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분이였다.어쩌다 결혼식장에 가게 되면 크림이나 바르는 정도, 그것도 녀동생이 쓰다남은것이라는데 벌써 몇년은 잘되는것 같다.
(워낙 검소하신분이시니까) 이렇게 생각을 굴리며 지나치다가 피부가 만두처럼 탱탱하고 말쑥한 60대 녀성을 마주했다. 순간 어머님이 떠올랐다. 자식들을 위해 한평생 갖은 풍상을 겪어오신 주름이 패일대로 패인 어머님의 그 얼굴이…
그 시각, 하냥 보아온 그 얼굴이건만 마음이 미여지게 쓰려나면서 난생 처음으로 어머님도 녀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고패를 쳤다. 아름다움은 녀성형상의 대명사이다.녀인으로서의 어머님 역시 얼굴관리를 잘해서 이쁘게 보이고싶었을것이 아닌가?! 그런데 나는 그걸 한번도 느끼지 못하고 그저 가정을 영위해가고저 더없이 검소한 어머니로, 미학적의식하고는 평생 담을 쌓고사는 어머님으로만 여겨왔을가?
죄송스럽기 그지없었다.여지껏 어머님을 녀인으로서 리해하고 보살펴드리지 못한 내가 한심했다.
미구하여 나는 큰맘 먹고 판매원한테 설명을 들어가며 괜찮다는 화장품을 세트로 사고 곁들어 분도 사가지고 그길로 어머님한테 드렸다.
《다 늙은 할망구한테 화장품은 뭘? 너넨 정말 돈 아까운줄 모른다.》
칭찬대신 푸념이다. 그러면서 입속말로 6원짜리 우의(友谊)크림을 사려고 했는데 하시는것이였다.
나는 또한번 코마루가 찡해났다…
/구원
편집/기자: [ ] 원고래원: [ 길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