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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드라마가 된 남자, 에드워드 스노든

[기타] | 발행시간: 2013.07.03일 11:01

▲ 2일(현지시각)자 미국 정치전문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에 실린 에드워드 스노든 관련 기사.

ⓒ 폴리티코

"나는 대중들이 내 개인의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미국 정부가 하고 있는 일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지난 6월 10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신원을 공개적으로 밝혔을 때 에드워드 스노든은 이렇게 말했다. 스노든은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숨을 의도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언론의 관심을 원치 않는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고 당시 <가디언>은 전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그는 언론의 중심에 섰다. 스노든 개인의 신병에 대한 관심은 그가 공개한 NSA 기밀문서 논란만큼이나 뜨겁다. 어쩌면 그 이상이다.

미국 정치전문 인터넷매체 <폴리티코>는 2일(현지시각) "스노든이 그 자신이 주연한 '휴먼 드라마'를 꺼내면서 정작 그가 제기하고자 했던 사생활, 보안, 정부의 역할에 대한 논쟁은 묻혀버렸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홍콩, 홍콩에서 러시아. 스노든의 행보는 '첩보작전'을 방불케 한다. 2일에는 21개 국가에 망명 요청을 하면서 스노든이 망명을 할 수 있을지, 어느 나라가 망명지가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이 과정에서 스노든은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고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인 '위키 리크스'를 통해 성명을 발표했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스스로 신원 공개하면서 '메시지'보다 '메신저' 부각

▲ 홍콩의 아마추어 영화감독들이 스노든의 이야기를 5분짜리 영상으로 만들었다.

ⓒ CNN

이러한 행보와 관련해 게리 코노리 미국 민주당 의원은 "스노든이 정말로 그의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이름을 신문에 내고 싶어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내부고발자 그룹 내에서도 스노든의 '명성'이 그가 폭로한 '감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초점을 흐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부고발자 보호단체인 GAP(Government Accountability Project)의 국가안보인권 디렉터인 제슬린 래댁은 "내부고발자들은 대중들이 메신저가 아닌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부분 익명으로 폭로한다"고 말했다. 래댁은 "스노든이 자신을 공개하자 정부와 미디어는 그를 계속해서 비방하고 있다"면서 "이는 그가 폭로한 내용으로부터 관심을 빼앗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그의 이야기는 이미 영화로도 나왔다. 홍콩의 아마추어 영화감독들이 그의 이야기를 5분짜리 영상으로 만든 것. 그들은 스노든과 닮은 배우를 섭외했고 스노든이 묶었던 홍콩호텔에서 촬영을 했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4만 3000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1일 CNN이 전했다.

<폴리티코>는 스노든이 기존의 내부고발자들보다는 '위키리크스'와 공통점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위키리크스는 스노든처럼 시선을 끄는 폭로로 명성을 얻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몸을 숨기고 있는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의 곤경이 더 잘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를 다른 국가안보 관련 내부고발자들과 다른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전직 NSA 관료였던 토마스 드레이크, 윌리엄 비니, J. 커크 이비, 법무부 변호사였던 토마스 탐 모두 부시 정권 하에서 NSA의 허가받지 않은 감시 프로그램과 관련해 시민자유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그들은 모두 정부가 그들을 조사할 때 관심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들 스스로 그것을 추구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노든이 자신의 신원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면서 관심의 대상이 된 측면이 있다는 것.

스노든에게 다른 선택지 있었을까

하지만 스노든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는 의견도 있다. 전직 NSA 관료이자, 내부고발자인 윌리암 비니는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일어난 일, 브래들리 매닝에게 일어난 일을 봤다. 스노든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미국의 군사 기밀을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매닝 일병은 3년간 재판도 받지 못한 채 교도소에 있어야 했다. 그는 교도소에서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스노든을 "미치광이"라고 부른 미국 공화당 전략가 존 피헤리 역시 스노든이 자신을 왜 공개했는지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스노든은 <가디언> 독자들과의 인터넷 채팅에서 말했다. 미 정부가 자신을 감옥에 보내거나 죽이는 것으로 폭로를 덮을 수 없다고.

피헤리는 "눈에 띄지 않는 것이 과연 그가 살아남기 위해 실용적인 전략인지 모르겠다"면서 "나는 그가 죽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스노든이 자신의 신원을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CIA, NSA 등 정보기관에 오랫동안 몸 담았던 스노든은 자신이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더라도, 그들이 자신을 찾아냈을 거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가 미국의 '적대국'인 중국 영토의 홍콩과 러시아를 '행선지'로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감시 프로젝트(Project on government oversight)' 대표이사인 다니엘라 브라이언은 스노든이 중국 영토인 홍콩과 러시아에 간 것은 "끔찍한 조언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은 "그러한 선택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의도에 대해 의심하게 만들 뿐"이라면서 "만약 그가 스웨덴이나 스위스 같은 중립적인 국가를 찾았다면 더 나은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스노든이 언론에 폭로를 하기 전에 미 의회나 NSA에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민주당 전략가 마이클 펠드만은 "내부고발자는 보통 내부적으로 먼저 문제를 제기한다"면서 그를 '내부고발자'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다니엘라 브라이언은 이 역시 현실적인 선택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의회 정보위원회에 두 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이 있다. 론 와이든과 마크 우달. 이들은 NSA의 감시에 대해 수년째 우려를 나타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걸 어떻게 29살의 계약직원이 멈출 수 있겠는가."

<폴리티코>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노든이 근본적인 뉴스를 가렸다는 데 동의한다"고 전했다. 공화당 여론조사원인 켈리안 콘웨이는 "'스노든 되다(Getting 'Snowdened')'라는 말이 원래의 어젠다로부터 주의를 산만하게 하고,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린다는 의미의 동사가 될 지도 모른다"면서 "문제는 스노든이 영웅인가 매국노인가가 아니라 시민자유에 대한 타협 없이 미국인들을 보호하는 이 정책(감시 프로그램)이 정말로 효과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 홍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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