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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MLB일기<20> “신시내티 호머 베일리에게 질문있습니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7.04일 11:59

짓궂은 장난을 많이 치면서 마음이 통한 류현진과 푸이그. 그러나 류현진은 푸이그의 장난의 강도가 세질수록 괴롭다고 말한다.(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요즘 LA다저스 선수들이 이상합니다. 모두들 난리가 아니에요. 투수는 투수대로, 타자는 타자대로 마운드와 타석에서 불을 뿜어댑니다.

어제(3일, 한국시간) 콜로라도와의 원정 경기에서 우리 팀 커쇼의 완봉승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8-0 대승을 거두다니…. 에이스의 진가를 보여준 최고의 경기였고 그 자체만으로도 커쇼의 대단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커쇼의 역투와 타자들의 화끈한 방망이 덕분에 원정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고, 우리 팀이 샌프란시스코를 0.5경기차로 밀어내고 지구 4위로 올라섰습니다! 지금 신시내티 레즈가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연승 행진을 벌이고 있는데, 다저스 선수로서 보는 그 경기는 무조건 신시내티를 응원할 수밖에 없네요. 그래서인지 갑자기 이런 응원 문구가 생각납니다. ‘추신수 홈~런!’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만난 클리프 리는 제가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좋아하게 된 우상이었습니다. 언론에서도 그와의 맞대결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지만, 저도 개인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1회에 저는 솔로포를, 클리프 리는 3점 홈런을 두들겨 맞았지만, 압권은 7회까지 흔들림 없이 마운드를 지킨 클리프 리의 단단함이었습니다. 그가 왜 모든 선수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팬들로부터 인정을 받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지만, 다음에 다시 만나면 꼭 승리를 챙기고 싶습니다.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둔 클레이튼 커쇼. 류현진은 그런 커쇼에게 진심을 담아 축하를 보냈다.(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LA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하면서 친분을 맺은 선수들이 있습니다. 제가 SNS를 통해 종종 그들과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그들한테는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미국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가 다저스에 입단했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준 루이스 크루즈는 멕시코 출신이었습니다. 후안 유리베, 헨리 라미레즈는 도미니카공화국이 고향입니다. 저를 가장 괴롭히는(?) 푸이그는 쿠바 태생입니다. 모두가 고향을 떠나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는 선수들이다보니 동병상련의 입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루이스가 한국에서 온 어리바리한 선수를 위해 친절함과 배려로 품어준 것처럼 저도 아픔이 있는 푸이그를 위해 루이스가 저한테 베풀어줬던 것처럼 자상하게 대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런 태생적인 인연들이 다저스에서 더 끈끈한 정으로 뭉치게 했고, 선수들끼리 식사를 하러 가게 되면 주로 이 친구들이랑 먹방 대결을 벌이며 고기를 흡입하곤 합니다. 마음 편한 사람들과 가장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되는 것이죠.

후안 유리베에게 꿀밤을 먹이고 있는 류현진. 유리베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류현진에게 살갑게 다가가는 '형님'이다.(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푸이그는 쿠바 출신이라 영어를 아예 못합니다. 저한테 마틴 형이 존재하는 것처럼 푸이그한테도 그를 영어의 세계로 인도해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둘의 대화는 말보다는 몸이 앞섭니다. 때리고 도망치고 발차기에다 레슬링까지…. 제가 푸이그의 장난에 화가 나서 한국 말로 큰소리를 치면 푸이그는 저한테 스페인어로 대답합니다. 서로가 무슨 말 하는지도 모르면서 큰소리를 치는 셈이죠. 정말 못 말리는 푸이그입니다.

오늘 신시내티 레즈의 호머 베일리 선수가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을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네요. 음…, 어떻게 그렇게 잘 던질까요? 저는 샌프란시스코 선수들만 만나면 제대로 털리는데, 그 선수는 무슨 공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어놨을까요?

전 세 차례나 맞붙게 될 샌프란시스코의 매디슨 범가너 선수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오직 샌프란시스코 타선만 눈에 들어옵니다.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해선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던데, 제가 마운드에만 오르면 방망이에 불을 뿜어 대니…. 징크스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이번 샌프란시스코전에는 뭔가 승부를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신수 형한테 전화해서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호머 베일리의 역투 비결에 대해 물어보든가요.

오늘 호머 베일리의 노히트 노런 현장에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신수 형 아들 무빈이인데요, 무빈이가 경기 끝나자마자 호머 베일리랑 제일 먼저 하이파이브를 하더라고요. 무빈이가 배트보이였나요? 하여튼 축제나 다름없는 경기장에 아빠랑 함께 한 무빈이한테 잊지 못할 추억과 경험이 쌓인 것 같습니다.

*이 일기는 류현진 선수의 구술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샌스란시스코전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신시내티 호머 베일리와 손바닥을 부딪히며 축하를 하는 추신수 아들 추무빈 군.(사진=MLB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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