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설킨 운명, 첼시와 레알의 빅매치 성사될까?'
첼시는 2011/2012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유일한 프리미어리그 클럽이다. 그리고 첼시의 베테랑 미드필더 프랭크 램파드는 또 다른 드라마를 기다리고 있다. 자신의 스승 주제 무리뉴 감독과의 재회다.
프랭크 램파드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미러'지와의 인터뷰에서 "8강에 오른 팀들 중에서는 바르셀로나가 가장 강한 팀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도 마찬가지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러나 램파드는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와 8강에서 만날 수도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고.
16강을 마친 '2011/2012 UEFA 챔피언스리그'서 잉글랜드 프미미어리그 클럽들은 첼시를 제외하고 모두 탈락한 상황이다. 스페인의 두 거함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의 전통강호 AC 밀란을 비롯해 바이에른 뮌헨과 아포엘, 올랭피크 마르세유, SL 벤피카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 남은 8개의 팀이다.
이런 가운데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팀인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있는 주제 무리뉴 감독은 "8강에서 첼시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지난 2007년까지 첼시를 이끌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스페셜 원'이라는 애칭을 얻었던 무리뉴는 그러나 2007/2008 시즌이 개막한 지 약 한 달 만에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에 의해 성적부진을 이유로 경질되며 잉글랜드 무대를 떠났었다.
이후 2008년 인터 밀란으로 자리를 옮긴 무리뉴는 클럽을 유럽 최정상으로 이끄는 기염을 토하며 FC포르투 감독 시절에 이어 두 번째로 인터 밀란에서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다시 레알로 둥지를 옮겨 챔스 정상을 노리고 있는 상황.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 모두 그토록 염원하던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기 위해 무리뉴를 영입했던 점을 생각하면 2011/2012 시즌 무리뉴가 레알을 이끌고 첼시와 8강에서 만나게 되는 장면은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첼시가 또 한 번 '감독경질'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어 더욱 그렇다. 이 두 팀의 매치업이 성사될 경우 이번 시즌 챔스 최고의 빅매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팀 분위기만 놓고 본다면 첼시의 상황이 조금 더 어수선하다. 무리뉴 감독이 첼시를 이끌 당시 수석코치이기도 했던 전임 감독 안드레 빌라스-보아스가 팀을 장악하지 못하며 일부 노장 선수들과 불협화음을 내기 시작했고, 급기야 경질사태까지 이어져 첼시는 로베르토 디 마테오 코치 대행체제로 시즌 말까지 운영될 예정. 반면 무리뉴 감독은 1월 엘 클라시코전 연패로 흔들리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고 프리메라리가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물론 챔스에서도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스승이었던 주제 무리뉴와 함께 그토록 우승을 원했던 챔스 무대. 벼랑 끝에서 살아 남은 첼시와 프랭크 램파드는 자신들의 옛 감독과 적으로 재회하게 될 가능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프랭크 램파드는 "매 시즌 8강에서는 잉글랜드 팀들과 맞붙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이번 시즌은 조금 이상한 해인 것 같다. 하지만 첼시가 유일한 도전자라는 점이 선수들을 더욱 자극할 것이고,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며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2011/2012 챔피언스리그 8강 조추첨은 유럽축구연맹이 위치한 스위스 니옹에서 한국시간으로 16일 밤 9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 2011/2012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팀
아포엘 FC(키프로스), 바이에른 뮌헨(독일), 첼시(잉글랜드),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스), 바르셀로나(스페인), 벤피카(포르투갈), AC 밀란(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