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중국 수색팀이 항공기 추락지점으로 예상되는 해역에서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실종된지 40여일이 된 말레이시아항공 수색 작업에 참여 중인 중국이 수색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방해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수색 과정에서 '사고 추정 해역에서 실종기 잔해로 보이는 위성사진을 촬영했다', '실종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수중 신호를 탐지했다'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으나 나중에 모든 성명이 근거없는 것으로 밝혀져 미국 등 각국의 수색작업에 혼선이 일거나 지연되는 일까지 빚어져 해당 국가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신화(新华)통신은 지난 5일 "실종기 블랙박스로부터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수중 신호를 두차례나 탐지했다"며 "중국이 새로운 신호를 찾아내 (수색작업을 진행 중인) 여러 국가들의 영웅이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며칠 후, 호주 수색팀이 "실종기 블랙박스에서 나온 수중 신호를 탐지했다"고 밝혀 중국 측의 신호는 근거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 수색팀이 탐지한 해역은 중국 측이 탐지한 곳으로부터 수백마일(1마일=1.6km)나 떨어진 곳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여객기가 실종된 첫 주에는 "실종기 잔해로 보인다"는 자국 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했지만 역시 실종기와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국방부 고위급 관계자는 "누구든 실종 여객기를 찾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제공한) 잘못된 단서는 수색작업을 오히려 방해했다"고 비난했다.
홍콩중문대학 중국전략 전문가 린허리(林和立)는 "중국 정부는 이번 수색작업에서 선진군대를 만들겠다고 주장해왔듯 최고의 기술을 전세계에 보여야 했으나 실제로는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며 "중국은 최고의 수색장비를 동원했다고 주장해왔으나 실제 드러난 장비와 기술력은 그에 미치지 못해 놀랐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8일 실종된 말레이시아 여객기에는 154명의 중국인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다. 중국은 정찰기는 물론 함정 10여척, 위성 21대를 동원해 광범위한 수색작업을 펼쳐왔다. 현재 남인도양에서 수색을 진행 중인 함선의 대부분은 중국 선박이다.
신문은 "지난해 필리핀에 태풍 하이옌(海燕)이 강타했을 당시, 중국은 구조작업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비난 여론이 인 바 있다"며 "중국 정부는 이번 항공기 실종이 자국민에게 수색작업에 대한 의지와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여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템플대학교 토쿄 분교 제프 킹스턴(Jeff Kingston) 아시아학 소장은 "중국은 이번 수색작업이 자신의 능력을 전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을 것"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상황은 중국의 뜻대로 전개되지 않았고 오히려 주변국의 비난에 직면했다. 말레이시아정부 고위급 관계자는 "중국의 수색작업이 '참으로' 도움이 된다"고 비꼬기도 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