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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신 조작, 사복경찰, 독재 회장님…‘그것이 알고 싶다’가 밝힌 ‘세월호 침몰’의 불편한 진실

[기타] | 발행시간: 2014.04.27일 12:13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를 둘러싼 또 하나의 ‘불편한 진실’이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조명됐다. 사고 발생 12일째, 대한민국의 민낯을 본 이번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끊이지 않는 비극이 각 방송사의 뉴스특보와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희망은 왜 가라앉았나-세월호 침몰의 불편한 진실’ 편을 통해 뉴스 못지 않은 집요한 추적으로 그 날들의 비극을 짚어갔다. 그 안에서 밝혀진 불편한 진실은 세 가지였다.

26일 방송에선 사고 이후 고통받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시작해 그간 방송뉴스 및 언론에선 다루지 않았던 이야기에도 접근했다.

먼저 현직 관제사의 입을 통해 세월호와 진도VTS 간의 교신 내용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개된 교신 녹음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깜짝 놀랐다”며 “주파수 특성상 그렇게 녹음 상태가 안 좋을 수 없다”는 의문 제기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이에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 소장 배명진 교수에게 해당 녹음 파일의 분석을 의뢰했다. 배 교수는 녹음 파일의 특정 부분에 대해 “의도적인 삭제 혹은 덧씌움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당 부분의 소음 및 에코 순서를 분석한 결과 “교신하지 않았을 때 고유의 잡음이 들려야 하는데 이런 소리 없이 묵음 상태가 지속된다. 묵음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 고의적이라면 편집 삭제구간이라고 부른다”고 지적했다. 누군가에 의해 교신내용 일부가 지워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또 소리의 울림 현상에도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뒤에 나오는 소리가 울림 없이 정상적으로 나올 수가 없다. 그런데 뒤에 나오는 소리가 정상적으로 들린다”며 “덮어 씌운다든가 두 개가 혼합을 하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의도적으로 편집됐을 가능성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번 사고를 통해 최악의 상태로 드러난 연안여객운송시스템, 관련 기관의 부실한 재난방재대처, 국가 위기관리체제가 총제적으로 붕괴된 상황에도, 제대로 된 행정운영과 사과는 커녕 비난여론을 피하기 위한 사고 대처 과정도 이날 방송에서 폭로됐다. 사복경찰의 포착이었다.

방송에서 제작진은 피해자 가족과 인터뷰 진행하던 과정에서 현장을 몰래 녹취하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제작진은 이에 소속과 녹음 이유를 물었더니 이 남성을 자신을 경찰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보도가 나올 것을 우려해서 녹음을 했다“며 ”이번에 모 방송 홍가혜 씨 때문에 많이 당한 거 아시죠? 민감한 상황이니까 조심해 달라”고까지 말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해당 남성의 신원 확인을 요청했고 모 경찰서 관계자는 “저희 OO해양경찰관이 맞다. 경무과에 근무하는 경장”이라며“개인적인 돌발행동”일 뿐이라는 책임 회피 발언만 남겼다.

또 하나의 불편한 진실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이야기였다. 청해진해운의 전 직원은 “이런 사업은 전문가들이 추진을 해야 하는데 오로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입에서 나오는 대로 그대로 한다”며 “선박 개조고 뭐고 모든 부분을 유 회장의 지시에 의해서 손끝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운항이나 이런 부분들에 선장으로서 자기가 책임을 가지고 ‘이건 안된다’이렇게 하면 그 사람은 찍힌다”고 폭로했다. 일그러진 기업 윤리의 단면이었다.



대한민국을 비탄에 빠트린 참사 앞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상중의 클로징 멘트는 의미 깊게 다가왔다.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 앞에 어두운 수면 아래로 잠긴 어린 학생들을 무기력하게 바라봐야만 하는 어른들의 자괴와 슬픔, 분노와 절망이 고스란히 담긴 뼈아픈 멘트였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 34조 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라며 헌법에 명시된 권리와 의무를 먼저 언급한 김상중은 “이번 사건을 통해서 우리 국가는 우리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해줬나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제 슬픔을 넘어 헌법이 국민에게 약속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그 길만이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회복하는 길이며 아이들 앞에 또 다시 미안한 어른이 되지 않는 길이다. 우리 아이들을 포함해 무고한 목숨을 눈 앞에서 잃었다. 그리고 모두가 아파했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자유로운 국민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를 지켜봤고, 김상중은 이 사고를 바라본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담아 떨리는 목소리로 눈물을 삼키며 마지막 말을 건넸다.

“그 차디찬 바다 밑에서 어른들의 말을 믿고 어른들이 구해주기를 기다렸을 아이들과 아직 그날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생존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부끄럽고 무기력한 어른이라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간 언론에서 다루지 못했던 문제점을 짚어가며 고발하고, 이번 사고의 피해자 편에 서 이야기를 듣고 추적했던 ‘그것이 알고 싶다’는 6.5%(닐슨코리아 집계)의 전국시청률을 기록, 26일 오후 5시30분 재방송된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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