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예산 감축 탓…美 군수업체, 생산라인 폐쇄 경고
미국 군수업체들이 국방 예산 감축을 밀어붙이는 오바마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미국 전함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한국일보 DB
“예산삭감이 계속되면, 2017년부터는 토마호크 미사일 제조가 불가능하다.”
국방 예산 감축을 밀어붙이는 버락 오바마 정부에 대해 미국 군수업체들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 미군의 첨단무기 생산기반에 어떤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토마호크 미사일을 생산하는 레이시온사는 미 국방부 계획대로 2017년부터 이 미사일 생산이 중단되면, 이후 유사시 미군이 재생산을 요청해도 제때 응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이시온사는 토마호크 생산기반 붕괴 이유로 미사일 부품을 공급해온 중소기업의 폐업 가능성을 제기했다. 레이시온사는 아리조나주 투싼의 토마호크 생산라인을 폐쇄할 경우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이는 업체 명단을 미 의회에 제출했다.
현재 미군은 약 3,00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 재고를 갖고 있다. 평시에는 연간 100발 정도의 시험발사용 수요만 있지만, 이라크전과 같은 사태가 터질 경우 연간 2,000발 이상이 소모된다. 따라서 미 국방부의 예산삭감 조치는 미군이 토마호크 미사일 없이 차차기(次次期) 전쟁을 치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군수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예산삭감에도 불구, 미 군수업계의 생산 기반은 충분히 유지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군수업계의 주장은 일감을 챙기려는 전형적 수법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레이시온사가 폐업 가능성을 제기한 윌리엄스 인터내셔널의 매트 허프 부사장은 “토마호크에 어떤 일이 생겨도, 우리 회사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육군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해도 브래들리 장갑차와 에이브럼스 전차 생산 예산을 배정하고 있는 미 의회가 이번에도 군수업체의 편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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