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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민의 축구話] UCL 결승전엔 무리뉴가 서야 한다

[기타] | 발행시간: 2012.03.27일 09:18
[스포탈코리아] "무리뉴여, 제발 남아줘~"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염원이라고? 아니다. '엘 클라시코' 도중 바르셀로나 응원단 쪽에서 튀어 나온 아우성이었다. 그 외침을 들은 무리뉴는 정말 "남겠다"고 선언했다. 첼시의 구인 공지에도 불구하고 무리뉴는 '공식적으로' 레알 마드리드에 남는다고 말했다. 물론 그 말을 철석같이 믿긴 어렵다. "절대라는 말을 절대 하지 말라(Never say never)"라는 표현이 눈을 껌벅거리며 고개를 쳐든다. 레알 마드리드에 남는다고 말해놓고 첼시로 가더라도 경찰차는 출동하지 않고 쇠고랑도 차지 않는다.

↑ 사진=ⓒBPI/스포탈코리아

UEFA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승리한 뒤 무리뉴는 TV취재진으로부터 "결승전에서 첼시와 만나기를 원하는가?"이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의 대답은 "기꺼이"였다. 그의 바람이 이루어지려면 대진 추첨에서 굉장한 행운이 따라야 했다. 그런데 추첨 결과가 기가 막힌다. 첼시와 바르셀로나가 한꺼번에 다른 대진으로 들어갔다. 무리뉴는 8강에서 아포엘, 준결승에서 마르세유 또는 바이에른을 만난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가 실력으로 두 개의 관문을 거쳐 결승전까지 도달해야 하지만 현 전력상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본 대회에서 지금까지 무리뉴를 괴롭혔던 대진 악연은 유명하다. 거의 시궁창 수준이다. 2003/2004시즌(포르투)부터 지금까지 무리뉴는 본 대회에서 우승 2회를 차지했다. 하지만 우승팀에 의한 탈락이 세 번이나 된다. 리버풀과 준결승에서 두 번 만나 모두 패했다. 세 번째 만에 첼시는 리버풀을 꺾었지만 이미 무리뉴가 떠난 뒤였다. 전(前) 소속팀과의 맞대결도 세 번이나 경험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무리뉴의 앞길을 해코지한다고 해도 좋을 만큼 험난하다.

올 시즌은 다르다. 8강에서 아포엘을 만난다. 키프로스발(發) 파도가 거세지만 은하수까지 미치긴 현실적으로 버겁다. 준결승에서 만날 확률이 높은 바이에른도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상대다. 무리뉴는 2010년 인터 밀란의 우승 당시 제물이 바로 바이에른이었다. 자신감은 승리를 위한 첫 단추와 같다. 평소 실력만 발휘하면 무리뉴는 지상최대의 축구 경기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최상의 결승전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먼저 무리뉴와 바르셀로나의 만남이다. 1955년 시작된 본 대회에서 지금까지 '엘클라시코' 결승전은 한번도 없었다. 엘클라시코는 동경의 대상이다. 축구 팬들의 꿈이다. 투지, 열정, 분노, 기술, 전술 그리고 화려함까지 축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있다. 단 한번의 엘클라시코로 유럽 챔피언이 가려진다는 상상은 전세계 축구 팬들을 위한 행복이며 사치다.

엘클라시코 결승전은 양팀 모두 간절히 원하는 바이다. 무리뉴의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에 1승4무5패로 당해왔다. 공교롭게도 유일한 승리가 중립지역(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 발렌시아 홈구장)에서 벌어졌던 코파델레이 결승전이었다. 이번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두 번째이자 가장 결정적 승리를 따내고 싶은 레알 마드리드의 열망은 당연히 불타오른다. 물론 바르셀로나도 무리뉴와 만나고 싶어한다. 열 번 싸워 한 번밖에 진 적이 없는 상대와 결승전에서 만나는 것보다 반가운 일은 없다. '클럽 그 이상(Mes Que Un Club)'이란 모토를 만방에 떨칠 수 있는 최적의 상대는 다름아닌 레알 마드리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무리뉴와 첼시의 만남이다. 사실 반대편 준결승에서 첼시가 바르셀로나를 넘어서기란 매우 어려워 보인다. 8강 상대인 벤피카마저도 첼시에게는 힘겨울 수 있다. 그러나 UEFA챔피언스리그에서 경험은 대단히 큰 몫을 차지하는 요인이다. 16강 2차전에서 보여준 집중력과 단합을 재현할 수 있다면 첼시도 결승전 무대를 꿈꿔볼 만하다. 무리뉴로서는 어쩌면 바르셀로나보다 첼시와 만나고 싶은 마음이 더 클지 모른다.

알다시피 무리뉴는 첼시를 사랑한다. 프리미어리그를 즐긴다. 많은 외국인 감독들이 영국 언론의 극성을 성토해도 무리뉴는 다르다. 영국 언론은 무리뉴를 사랑하고 무리뉴는 밀월관계를 음미했다. 무리뉴의 첼시 시절, 그의 기자회견장 분위기는 언제나 '무리뉴 선생 초청 특강'처럼 화기애애했다.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언론와 달리 그 누구도 무리뉴의 전술에 대해 시비를 걸지 않는다. 그를 둘러싼 모든 기자들이 한 마디라도 던져보려고 애쓰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첼시 복귀의 유일한 걸림돌은 로만 아브라모비치다. 시간이 흘러 관계가 호전되었다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자르고 잘린' 사이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는 과르디올라를, 그의 조언자들은 무리뉴를 각각 밀고 있다고 한다. 물론 최종 결정은 아브라모비치가 내린다. 2003년 4월 러시아 거부는 자기 눈앞에서 세 번의 슈팅으로 세 골을 터트리는 호나우두에 매료되어 구단 인수를 결심했다. 무리뉴도 아브라모비치가 보는 앞에서 그의 팀을 산산조각 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자기 어필 방법일 것이다.

무리뉴는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축구 클럽의 감독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왜 최고의 자리를 버리고 한 단계 아래 클럽으로 가는가?"라고 의문을 품을지도 모른다. 첼시는 프리미어리그에선 빅클럽이지만 레알 마드리드 앞에선 작은 존재일 뿐이다. 옥좌에 앉은 왕 그리고 그 옆에 서있는 귀족 같은 관계다. 하지만 과거 행적에서 알 수 있듯이 무리뉴는 '지키기'보다 '빼앗기'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결승전에서 무리뉴가 최대 앙숙을 만나든 전 소속팀을 만나든 양쪽 다 그에겐 '빼앗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한판이다. 필자는 무리뉴의 팬이 아니다. '안티 풋볼'이라며 그를 저주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올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는 무리뉴가 서야지만 흥미와 긴장과 관심이 극대화될 수 있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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