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통해 변화하는 '함몰녀' 왕나의 얼굴./중국 중신왕 제공.
[스포츠서울닷컴|박설이 기자] 선천적으로 희귀 장애를 가졌던 '함몰녀'가 20여 년 후 수술을 거쳐 정상인의 얼굴을 갖게 돼 화제다.
27일 중국 베이징천바오(北京晨報)는 산시(陝西)성 허양(合陽)현에 사는 '함몰녀'(坑面女) 왕나(王娜)가 4번의 수술로 정상적인 얼굴이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88년 여름 새벽 왕여우런(王友仁), 리징윈(李景雲) 부부는 집 근처에 버려진 작은 여자 아기를 발견했다. 딸 없이 아들만 둘 있던 부부는 아이에게 왕나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딸로 삼아 키우기 시작했다.그런데 1개월 정도가 흐르자 왕나는 턱만 길어지고 코 아랫부분은 함몰돼 우유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부부는 왕나를 데리고 병원에 갔지만 담당의로부터 "구개와 치아가 없다.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내 리씨는 남편에게 "운명이다. 우리가 안 키우면 누가 키운다고 하겠느냐"며 왕나를 계속 키우겠다고 말했고, 남편 왕씨도 이에 동의했다.
그러나 희귀한 장애를 가진 왕나를 보살피는 일은 빈곤한 농촌 가정에서 감당하기에는 버거웠다. 돈만 생기면 왕나의 병원비로 충당하느라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세 아이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부부는 둘째 아들인 왕빈(王彬)을 가족이 없는 삼촌에게 입양 보내야 했다.
이후 왕씨 부부의 노력 끝에 왕나는 대형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얻었다. 제4군의대 치과병원 자오이민(赵铱民) 원장은 "선천적으로 양쪽 광대의 상악이 발달하지 못한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였고, 선례가 없어 수술 결심이 잘 서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자오 원장은 2006년 9월 5일부터 2010년 5월 17일까지 네 차례 수술을 진행해 지금의 왕나 얼굴을 완성했다.
중국인들은 피조차 섞이지 않은 양부모가 장애를 가진 아이를 극진히 보살폈다는 사실에 감동하는 한편 새 삶을 살게 된 왕나를 축하하고 있다. 보도를 전해 들은 네티즌들은 "천사 같은 양부모다" "놀라운 변신이다. 행복하길 바란다" "정말 운이 좋은 아이"라며 왕나 가족의 사연에 감탄하고 있다.
왕나는 지난해 12월 농아인 왕씨의 큰아들 왕쥔(王軍)과 결혼해 "엄마 아빠를 떠나지 않겠다"는 소원대로 집을 떠나지 않고 부모와 한 집에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