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50여개 회사 '아이워치'와 비슷한 브랜드 사용 中..저작권 탓 애플워치로
애플이 아이폰6, 아이폰6+ 등과 함께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도 공개했다. '아이워치', '아이타임' 등이 될 것으로 알려졌던 애플의 웨어러블 기기는 저작권 문제를 피하기 위해 애플워치로 명명됐다.
애플은 그동안 전략 스마트 기기의 이름을 '아이'로 명명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워치 대신 애플워치로 이름을 지으면서 통일성이 다소 훼손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플리트센터에서 열린 미디어행사에서 애플워치를 공개하며 "애플워치는 아이폰과는 다른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며 "저작권 때문에 기기명을 애플워치로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초 애플이 내놓을 스마트워치는 아이워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애플은 일본, 멕시코 등 아시아와 남미 지역에서 '아이워치'라는 브랜드를 등록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2개 회사가 '아이워치'라는 브랜드를 이미 사용하고 있다. '아이워치'와 비슷한 브랜드를 사용 중인 전세계 50여개 회사는 애플이 '아이워치'를 등록할 것에 대비해 법적싸움을 준비했다.
스위스의 시계 업체인 '스와치'가 대표적이다. 스와치는 지난 2009년부터 '아이스와치(iSwatch)'라는 디지털시계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와치가 전세계 최대 시계업체인 만큼 애플이 '아이워치' 브랜드를 등록할 경우 첨예한 법적 싸움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애플은 각종 법적 공방을 피하기 위해 '아이워치' 대신 '애플워치'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i) 브랜드 때문에 많은 법적공방을 벌여야 했다.
애플은 지난 1997년 데스크톱 컴퓨터 'iMac'을 출시하면서 '아이(i)'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애플은 아이팟(iPod), 아이튠즈(iTunes),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또 클라우딩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iCloud)', 전자책 애플리케이션 '아이북(iBook)' 등 소프트웨어에도 적용했다.
애플의 가장 성공적인 업적으로 불리는 아이폰의 경우 2007년 명칭을 놓고 시스코와 상표권 분쟁에 휘말렸다. 멕시코 진출 당시에는 멕시코 통신사 '아이폰(iFone)'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상표권 소송을 벌였다. 애플은 아이폰과 소송에서 패소, 멕시코에선 아이폰이란 이름을 쓰지 못한다. 현재 상표 사용에 따른 배상금 등을 두고 민사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2000년에 이미 '아이폰(iPhone)' 브랜드를 등록한 그래디언트와 6년간 법정 싸움을 벌였다. 지루한 소송전 끝에 두 회사는 상표를 공유하기로 결정했다.
애플은 스마트TV 사업 진출을 준비하던 2012년 당시 영국의 방송사인 'ITV'로 부터 '아이티비(iTV)'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를 받은 바 있다. ITV는 '인디펜던트 텔레비전'의 약자로 1955년부터 iTV를 상표로 사용하고 있으며 iTV 관련 상표권을 가지고 있다. 또 미국의 TV프로그램 제작사 'iTV 엔터테인먼트'도 애플이 아이티비를 사용할 경우 이에 대한 상표권료를 요구할 준비를 마친바 있다.
한편 애플워치는 세로 38㎜와 42㎜의 두 가지 크기로 기능과 용도에 따라 워치·스포츠·에디션 등 3가지 컬렉션으로 나뉘어 내년 초 출시된다. 워치컬렉션은 스테인리스 스틸(실버)와 스페이스 블랙 등 2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시계의 끈에 해당하는 스트랩은 링크 브레이슬릿과 밀레니즈 루프, 가죽형 모던 버클, 가죽 루프, 클래식 버클 등 총 6가지다.
애플워치는 아이폰5이상 제품에서는 모두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으로 오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메일, 알림 등을 애플워치로 모두 받아볼 수 있다. 아이폰의 지도, 패스북, 캘린더, 사진, 음악 등의 기본 앱들도 애플워치에서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애플워치의 가격은 349달러(약 36만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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