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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에 도전하는 인류..'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

[기타] | 발행시간: 2014.12.10일 11:24
- 록히드마틴, 초소형핵융합로 상용화 계획..선진 7개국, 대형 실험로 건설 중

- '효율성·안전성' 두 마리 토끼 가능.."성공하면 에너지 판도 바뀔 것"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지난 10월 미국의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은 앞으로 10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초소형(2m*3m) 핵융합 원자로(자기경 방식)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 사진을 공개했다. 록히드마틴은 구체적인 기술이나 실험결과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우리가 사용 중인 원자력 에너지는 연료인 우라늄(U)의 ‘원자핵분열’에 의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방식은 방사선이나 방사성폐기물 방출 등 안전성 문제가 있고, 경제성도 떨어진다.

이에 인류는 지금의 원자핵분열과는 정반대인 ‘원자핵융합’을 궁극의 미래 에너지원으로 삼기 위해 나서고 있다.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를 채용해 ‘인공태양’이라고도 불린다.

지난 10월 미국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이 일반트럭에도 실을 수 있는 ‘초소형(2m*3m) 핵융합 원자로’(하이베타 퓨전 원자로·100MW급)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특히 향후 10년 내 상용화, 즉 전기생산을 하겠다고 밝혀 큰 관심을 끌었다.

선진국 정부들이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가 2040년대쯤 가능할 것으로 보는 상황에서 록히드마틴의 발표는 전세계 연구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미국 유력언론인 ‘타임’(Time)은 올해를 빛낸 25개 발명품 중 3번째로 이 핵융합 원자로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기존 방식과는 다른 록히드마틴의 핵융합로(자기경 방식)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대부분 회의적 입장이지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한국 역시 핵융합 개발흐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궁극의 에너지 대안, 태양의 원리에서 찾다

지구 생명체의 에너지 근원인 태양은 자체적으로 빛과 열을 낸다. 태양의 내부에선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H)의 원자핵 4개가 융합해 이보다 무거운 헬륨(He) 원자핵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스스로 에너지를 만든다. 태양 중심온도는 섭씨 1500만도이다.

이 핵융합 반응에서 질량 일부가 줄어든다. 줄어든 질량은 앨버트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원리’(E=mc2)에 따라 엄청난 양의 에너지로 방출된다. 핵융합 에너지의 기본 생성원리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에 따르면 핵융합 연료 1g은 8 TOE(석유환산톤·1TOE = 1000만㎉)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원자핵분열 발전과 달리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등이 나오지 않는 게 결정적 장점이다. 핵융합 연료 공급이 중단되면 수초 안에 운전이 자동정지돼 폭발 등의 위험도 없다.

핵융합 발전을 에너지 위기에 처한 인류의 궁극의 대안으로 지칭하는 이유다.

실제 핵융합 발전에선 수소의 동위원소(동일 원소로 원자핵 내 양자수가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달라 질량이 차이남)인 ‘중수소’(D)와 ‘삼중수소’(T)를 연료로 사용한다.

다만 이 반응은 초고온·초고압의 플라즈마(고체·액체·기체가 아닌 제 4의 물질상태. 원자에서 핵과 전자가 분리돼 이온화된 기체)에서 일어난다. 수천만도의 초고온으로 원자핵 내 양성자(양전하 띰)들의 운동 에너지를 높여 서로간의 전기적 척력(밀어내는 힘)을 극복하고 핵력으로 융합시키는 것이다.

핵융합 발전 현실화의 관건은 이러한 극한의 환경을 어떻게 인위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렸다.

◇초대형 프로젝트 ‘ITER’..핵융합 발전 ‘가능성’ 모색

핵융합 발전 연구의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본격적인 개발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부터 추진됐다.

미국과 독일 등 일부 국가는 독자적 핵융합 원자로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선진 7개국이 공동 참여해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 짓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 사업에는 한국과 유럽연합(EU),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약 100억유로(약 12조원) 가량으로, 한국은 2020년 완공 때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500MW급의 이 실험로는 태양 내부와 같은 환경을 조성한 뒤 20년간 운영하면서 실제 핵융합 발전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높이와 지름이 각각 30m인 대형장치이다.
구체적으로 섭씨 1억도에 달하는 플라즈마를 생산한 뒤 이를 자기력선 그물망 용기인 도넛 모양의 ‘토카막’(자기밀폐방식·tokamak)을 통해 안정적으로 가두고 오래 유지시키는 게 목표이다. 초전도 자석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해 플라즈마를 붙잡고서 연료를 분사해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은 이달 초 핵심부품인 초전도 자석의 제작에 쓰이는 ‘초전도 도체’(극저온 상태에서 전기저항이 없어짐)를 참여국 가운데 가장 먼저 조달하기도 했다.

이경수 ITER이사회 부의장(핵융합연 연구위원)은 “ITER는 에너지분기점(Q·투입에너지 대비 산출에너지) 목표를 10으로 잡았다”며 “과학자들은 실제 상용화를 위해선 Q가 30~50은 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직은 ‘꿈’..“성공하면 에너지 판도가 달라질 것”

국가 차원에서 이처럼 핵융합 발전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미래형’ 기술이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 전력 상용화 수준으로 Q를 높이면서 핵융합 반응을 위한 필수환경인 플라즈마 상태도 장시간 유지해야 하는 등 기술적 난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단계도 많이 남아있다. 실험용인 ITER를 운전시켜 제대로 작동하면 한단계 나아가 핵융합실증로(DEMO)를 운영해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한다. 이후 한국전력이나 한국수력원자력과 같은 실제 사업자가 뛰어들어야 상업용 전기생산이 가능해진다. 각국이 상용화 시점을 ‘2040년대’라고 모호하게 잡는 이유이다.

ITER사업을 총괄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이진규 연구개발정책관은 “아직은 (핵융합 발전에 대한) 사업화 전략까지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핵융합 발전 개발은 마치 ‘명왕성의 자원을 이용하기 위해 일단은 명왕성에 가보겠다’는 정도”라고 비유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핵융합 발전이 도전해볼만한 목표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특히 친환경 고효율 연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각각 바닷물과 리튬(Li)을 통해 쉽고 풍부하게 구할 수 있어 기술적 난제들을 극복하면 상용화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타임은 올해의 발명품 심사평가에서 “만약 록히드마틴이 실제로 핵융합 원자로를 만들어 작동시킬 수 있다면 전세계의 에너지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아직은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발전에 전세계가 관심을 갖는 이유다.

한국과 유럽연합(EU),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등 7개국은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지역의 총 60만㎡ 규모 부지에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를 짓고 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용어설명>

* 핵융합(核融合· nuclear fusion) : 가벼운 복수의 원자핵들이 모여 하나의 무거운 원자핵을 형성하는 현상으로 핵분열(nuclear fission)과 정반대의 개념이다. 핵융합 반응은 줄어드는 질량에 의해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며 이를 이용하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원리이다.



이승현 (lees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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