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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그 이름 ‘프랜차이즈 용병’

[기타] | 발행시간: 2014.12.26일 07:02

지난 4년간 두산에서 뛴 더스틴 니퍼트.

프로야구 한 구단 단장은 “프랜차이즈 용병, 그런게 어디있나요. 외국인선수는 외국인선수일뿐”이라며 이른바 구단과 용병의 관계성을 명확히 했다.

사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각 구단이 규정 인원 내에서 외국인선수를 추가로 뽑는 것은 기존 전력에서 빈틈을 최대한 메우려는 데 있다.

국내 선수를 영입할 때는 기본 실력 외에도 구단과 연고성, 그리고 스타성 등을 두루 감안하기도 하지만 외국인선수 스카우트를 하자면 99% 활용도부터 들여다 본 뒤 선택의 과정을 거친다. 지난해 SK가 화려한 이력의 용병 루크 스캇과 함께 할 때 체감했듯, 특정 외국인선수가 팀 공헌도 이상으로 매스컴에 자주 노출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럼에도 보통 말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처럼 특정 구단에 뿌리를 내리는 외국인선수가 종종 나온다.

한 시즌 공백이 있었지만 한화에서 무려 7시즌을 뛴 제이 데이비스와 KIA와 두산을 거쳐 국내 무대에서 6년을 활약한 다니엘 리오스도 그런 류의 선수로 남아있다. 이들은 소속팀 팬들과도 정신적 고리를 만들며 이른바 ‘프랜차이즈 용병’으로 불릴 만한 입지를 다진다.

최근 들어서는 그 이상으로 사랑받는 외국인선수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4년간 두산 1선발 자리를 지킨 더스틴 니퍼트와 지난 2년간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다가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로 이적하게된 밴덴헐크 등이 단순히 외국인선수 이상의 자리에서 그라운드에 섰다.

이들은 몇 시즌을 거치며 검증된 실력과 구단에 대한 충성도와 성실성을 더해 웬만한 국내선수 이상의 사랑을 받는다.

구단도 이들에 고마움을 감추지 못한다. 이들의 움직임으로 또 하나의 전력인 팀워크가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구단 이미지도 업그레이드시킨다.

그러나 재계약을 할 때면 그 이상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삼성은 통합 4연패를 이룬 뒤 스토브리그의 화두를 ‘지키는 야구’로 정하고 FA(자유계약선수)와 용병들에 접근했지만, 재계약 앞순위에 뒀던 밴덴헐크를 놓치고 말았다. 밴덴헐크는 삼성의 에이스이기도 했지만, 팀에 대한 애착도 강했다. 밴덴헐크 만큼 유명해진 그의 아내 애나와 함께 삼성 승리를 향하는 장면이 자주 노출돼 또 다른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삼성은 그 마음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조건을 내걸었지만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그보다 후한 대접을 받은 밴덴헐크의 발걸음을 돌려놓지 못했다. 삼성은 대체 외국인투수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가 떠나 자리는 한동안 휑할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 용병’이란 타이틀에 꼭 어울리는 이름은 니퍼트와 재계약도 아주 순탄하지는 않다.

두산이 니퍼트의 잔류 계약을 빠르세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국내 FA 몸값이 점프하면서 덩달아 외국인선수들의 눈높이도 따라올라갔기 때문이다. 최근 4년간 52승(27패)를 거두며 꾸준한 활약을 했지만 그 나름의 굴곡도 살짝 있었던 니퍼트에 대한 재계약 조건 만들기도 두산 입장에서는 수월하지는 않았다. 니퍼트는 이미 수치로 나타나는 ‘몇승 투수’ 이상의 존재가 돼있다. 여느 외국인선수 잣대를 놓고 접근하기 어려운 이유다.

야구 잘 하고, 성실하기까지 한 외국인선수는 구단에는 고마운 존재다. 때로는 그런 특장점이 구단에 짐이 되기도 한다. 그의 이름이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해지는 순간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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