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니제르 시위대원들이 진데르에 위치한 프랑스 문화원(CCFN)에 무단 침입해 불을 질렀다.© News1
"샤를리엡도 만평은 증오와 테러만 키워" 정부 차원 비난도 계속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지난주 테러를 당한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엡도의 최신호에 실린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만평이 전 세계 이슬람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슬람 예배일인 금요일을 맞아 일부 지역에서는 만평에 대한 항의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지면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중부 니제르 제2의 도시 진데르 주에서는 항의 시위로 인해 4명이 숨지고 45명이 다쳤다.
진데르 병원 관계자는 사망자 4명 모두 총격에 의해 숨졌으며 부상자 중에도 3명은 총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주 관료는 "이전에 겪어본 적이 없는 끔찍한 일이 진데르에 발생했다. 말 그대로 '검은 금요일'이 되고 말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시위대는 프랑스 문화원과 교회 3곳을 무단 침입해 방화를 저지르기도 했다.
유혈사태는 다른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도 일어났다.
이날 카라치 프랑스 영사관 앞에서는 시위대원 350여명과 경찰이 충돌했으며 이 과정에서 3명이 다쳤다. 취재 중이던 AFP통신의 사진기자 아시프 하산도 등에 총상을 입었다.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와 라호르에서도 시위가 일어났으며 페샤와르와 물탄에서는 프랑스 국기를 불태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는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행진하는 1000여명의 시위대에게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
모리타니 수도 누악쇼트에서도 경찰이 "예언자를 지키기 위해 이 곳에 모였다"고 외치는 시위대의 프랑스 대사관 진입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다.
말리 바마코에서는 이슬람 지도부의 요청으로 시위대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손을 떼라", "나는 무슬림이다. 나는 예언자를 사랑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도 2500여명의 시민이 알후세이니 사원 앞에서 "예언자를 모욕하는 것은 글로벌 테러리즘"이라는 문구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도 3000여명이 모여 '나는 샤를리다'를 모방한 "우리는 무함마드다"를 외치는 한편 샤를리엡도를 테러한 쿠아시 형제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 카타르와 바레인, 수단, 레바논, 튀니지, 이란 등지에서도 다양한 항의 시위와 비난이 일었다.
정부 차원의 비난도 계속됐다.
무함마드 아울드 압델 아지즈 모리타니 대통령은 샤를리엡도 만평에 대해 "우리의 종교는 물론 모든 종교에 대한 공격"이라고 맹비난했다.
지난 11일 전 세계 50개국 정상이 참여한 파리 테러 규탄 행진에 대표단을 파견했던 카타르와 바레인도 만평 자체에 대해서는 비판을 가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번 만평은 모욕적인 행동"이라며 "누구를 즐겁게 하기는커녕 증오와 분노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레인 외무부도 "이 같은 만평의 출판은 증오와 테러를 키우는 비옥한 토양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