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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서울양꼬치》집에 웃음꽃이 피였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1.01.17일 09:10

리정률 전순금부부는 딸 향란이와 단란히 한자리에 모여 행복한 미소를 짓고있다.


코리안드림열풍이 한창 일때인 1998년 전순금씨는 남편 리정률씨와 함께 10여만원에 달하는 빚을 지면서 흑룡강성 한 농촌마을을 등지고 서울행을 하였다. 물론 그들 부부의 서울행도 남들과 마찬가지로 돈 많이 벌어 잘살아보자는것이 목적이였겠지만 무엇보다도 우선 남편의 병을 치료하자는것이 가장 긴요한 사정이였다.

1994년 남편 리정률씨는 할빈시의 한 골과병원에서 《고골두무균괴사병》에 《강직성척추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갖은 치료를 해보았지만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픈 다리를 간신히 끌고다녔다. 한국은 의료보험제도가 좋고 선진적인 의료기술을 갖고있으니 남편의 병을 치료할수 있지 않을가 하는 기대를 걸고 그들 부부는 돈이 될만한 가장집물을 몽땅 팔고 여기저기서 돈을 꾸어 한국행 수속을 밟아냈던것이다.

그러나 《고추가루 팔러 가는 날에 바람 분다》고 그들 부부가 서울에 들어섰을 때는 마침 외환위기의 설한풍이 한국땅을 휩쓸 때여서 그들 역시 고통의 고배를 마시지 않을수 없었다. 잔뜩 지고온 빚만 해도 허리를 펴기 어려운데 남편은 아픔을 참아내느라 어금이사이로 앓음소리를 흘렸다. 그들 부부는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어쩔수 없이 친척들을 찾아다니며 사정사정하여 겨우 친척의 회사에 취직을 하였다. 휴식일도 없이 특근을 해가며 아글타글 일하여 첫달 월급을 받아쥔 그들 부부는 날듯이 기뻤다. 그 기쁨도 잠시잠간, 6개월만에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월급도 받지 못한채 눈물을 삼키며 회사를 떠나야 했다.

그래도 호구지책이 있어야 살아나갈것이 아닌가? 그들 부부는 또다시 일자리 찾기에 나섰고 일감을 잡아서는 하루도 쉬지 않고 출근하였다. 휴식일에도 쉬지 않고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남편은 아플 사이도 없었고 죽을 자격도 없었다. 2년간 죽기내기로 일하면서 빚을 다 갚고나니 그제야 숨이 나왔다.

그때에야 제정신을 차릴수 있었고 차분하게 앞길을 타산해볼수 있었다. 이젠 일자리를 찾지 말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것이 어떨가? 그들 부부는 론의끝에 조선족들이 밀집해 살고있는 대림동에서 자그마한 음식점을 경영하기로 합의보았다. 부부가 일손을 맞춰 밤낮이 따로 없이 억척스레 안팎일을 해나가노라니 새는 돈이 없이 올곧게 수입이 모아졌다.

손에 얼마간 돈을 쥐게 되자 전순금씨는 우선 남편을 이대목동병원에 입원시키고 인공관절수술부터 받게 하였다. 15일간의 병원비가 천만원도 넘어 들어갔다. 빚을 겨우 갚고 음식점을 차린지도 얼마 되지 않은 그때 그들에게 있어서 천만원이라는 액수는 말그대로 천문수자가 아닐수 없었다. 치료비때문에 안절부절못하는 이들 부부의 사정을 감안한 병원측에서는 이국타향에서 아글타글 고생하는 동포부부의 실정을 헤아려 치료비를 400만원으로 우대해주었다. 이것이 바로 고국의 사랑인가? 그들 부부의 진정이 하늘을 감동시켰는가? 그들 부부는 합당한 말을 찾지 못하고 그저 두눈으로 감격의 눈물만 하염없이 쏟아냈다.

안해의 극진한 보살핌속에 리정률씨의 병세는 하루가 다르게 호전되여갔다. 물끄러미 안해의 소행을 지켜보는 남편은 안해에 대한 고마움을 한입으로 다 표현하기 어려웠다. 한국으로 오기전에는 9년간 시부모님들을 모시고 극진히 보살펴드렸고 남편의 병을 치료해주겠다고 빚을 내여 한국으로 왔고 한국에서는 또 그토록 힘든 일에 시달리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던 안해였다.

드디여 퇴원한 리정률씨는 다리의 동통을 가신듯 잊고 안해와 함께 또 양꼬치집에서 숯불을 올린다 손님시중을 든다 하며 일손을 도왔다. 그러는 그들 부부에게는 또 다른 근심걱정이 있었다. 고향에 홀로 두고온 딸 향란이때문이였다. 딸생각을 하면 밥이 넘어가지 않았고 잠이 오지 않았다. 어떻게든 딸을 한국에 류학오게 하는것이 그들의 절절한 바람이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류학자금을 빨리 모으는것만이 지름길이였다. 또 2년간 그들 부부는 악착같이 일하여 딸의 류학자금을 모았다.


딸은 드리여 경북대학에 류학와 일어와 국문과를 전공하기 시작하였다. 어려서부터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여온 딸은 자립심이 강하였다. 그는 부모님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여 장학금을 취득하였을뿐만 아니라 부모님들의 고생을 헤아려 자체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벌고있다. 지금 대학 4학년생이 된 그녀는 방학에 집에 오기만 하면 부모님들의 일손을 도와나서군 하면서 웃음꽃을 피운다.

사랑하는 딸까지 곁에 두고 근심걱정없이 일하는 그들 부부에게 복은 쌍으로 굴러들었다. 워낙 조선족들이 한국에서 경영을 하려면 체류연장이 큰 부담거리였다. 그러나 이미 투자자로 신분이 바뀐 그들은 최근 들어 재외동포비자로 장기체류하면서 편하게 사업할수 있어 기뻤다. 또 《화기가 재부를 부른다》(和气生财)고 그들 부부가 언제나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봉사에 최선을 다하니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보기 드문 지하의 자그마한 음식점,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조선족 한가정의 단란한 모임, 한자리에 모여 즐겁게 웃으며 행복한 세식구의 모습에 《정말 성공했습니다!》 하고 주위에서 부러운듯 치하를 한다. 《글쎄요. 한국에 와 돈 벌기 위해 가정들이 산산이 깨지는걸 보느라면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성공했다고 봐야겠지요.》 전순금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수긍을 보인다.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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