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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스피드 닭다리졸임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05.19일 09:36

(흑룡강신문=하얼빈)우리집의 최고의 음식메뉴가 뭘가 생각해보니 원래 음식솜씨가 별로인데다가 료리에 대한 흥취도 연구도 전혀없는 나로서는 남들앞에 내세울만한 그렇다할 료리가 별로 없는것 같다. 거기에 음식을 잘해보려는 열정이라도 있었다면 료리책이라도 들여다보며 흉내라도 내보았을텐데 항상 시간에 쫓겨 바쁘게 돌아치다보니 언제 우리 식솔들을 위해 영양도 있고 맛도 있으며 건강도 챙기기 위한 음식을 만든적은 별로 없는것 같다.

  한번은 한국에 갔던 언니가 왔기에 친정식구들이 모두 언니네 집에 모여앉게 되였는데 언니가 차린 음식은 한눈에 봐도 색갈이 잘 조화되여 예쁘고 군침이 돌도록 먹음직스러웠다. 그것을 본 아들애가 "엄마는 이렇게 예쁘게 못해요?"하며 시무룩해하는것이였다. 그것을 본 친정식구들은 모두 웃어 넘겼지만 난 아들애의 말이라도 얼굴이 뜨거워났다. 참으로 아들애한테 미안했다.

  그래 음식이란 우선 맛도 있어야 하지만 보기도 예뻐야하니까! 지금은 예전과 달리 허기를 달래기 위한 식사가 아니라 미와 맛이 조화를 이뤄야할뿐만 아니라 영양소가 잘 배합되여 건강을 챙기기 위한 식사가 아닌가? 하기에 진정한 미식가들은 우선 눈으로 맛보고 다음 냄새로 맛을 음미하며 나중에 미각으로 평가한다고 하지 않는가? 아마 아들애는 미식가는 아니래도 미식가의 소질은 갖고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모양은 그럴듯하진 못해도 고기를 좋아하는 남편과 아들애를 위해 끼니마다 볶고 지지는 중식을 때마다 거르지 않고 만들었던것 또한 사실이다. 그가운데 하나가 초스피드 닭다리졸임인데 이것도 우연한 기회에 탄생한 음식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젠가 아들애가 치킨을 만들어 달라고 하기에 닭다리를 사오긴 했는데 솔찍히 만들 자신도 없었지만 튀김가루며 여러가지 재료들이 부족하기에 고민하다가 살짝 끌이다가 간장양념장을 만들어 졸여주면 어떨가하는 생각에 양념을 만든다는것이 그만 아들애가 먹다 남긴 콜라를 료리간장인줄 알고 넣게 되였다. 그때까지도 그것이 콜라인줄을 몰랐는데 양념장을 살짝익은 닭고기에 넣자 확 끓어오르는것이였다. 너무 놀라 뚜껑을 덮고 불을 낮추어 놓았는데도 생각보다 세게 끓는것이였다. 웬일인가 살펴보니 간장이 아니라 콜라를 넣었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다된 음식을 버리게 생겼으니 이같은 랑패가 어디 있담? 언제면 음식이 될가 눈이 까매서 기다리는 아들애를 보니 음식을 망쳤다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하여 콜라의 주성분을 살펴보니 설탕, 탄산수와 카페인과 같은 성분들이라고 적혀 있었다. 콜라도 마시는 음료인데 음식에 넣어도 해가 될것이 없을것 같았다. 하여 확 줄어든 양념장대신 콜라를 좀더 넣어서 고기가 익을때까지 자글자글 졸여주었다. 한참후 뚜껑을 여니 고기가 너무 만만하고 새콤달콤한것이 아들애의 입맛에 딱 맞을것 같았다. 그래도 혹시나하는 생각에 나는 닭다리 하나를 집어서 먹어보았다. 간도 맞춤하고 닭고기 비린내도 전혀 나지않아 내가 먹어도 괜찮은것 같았다. 아들애는 나의 입만 빤히 쳐다보며 언제면 먹으라는 말이 떨어지겠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합격! 먹어도 돼. 라는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아들애는 냉큼 닭다리 하나를 손에 들고 먹으며 치킨보다 더 맛있다며 냠냠거리고 먹는것이였다.

  그번의 경험을 살려 나는 초스피드로 닭다리졸임을 만드는 방법을 총화해보았는데 우선 통통하고 생신한 닭다리를 사다가 깨끗이 씻은후 가마에 넣고 닭다리가 잠기도록 콜라를 자박하게 부어준다. 다음 콜라가 줄어들때까지 끓이는데 콜라가 줄어들면 고기도 다 익는다. 나중에 기호에 따라 음식을 가공하여 먹을수 있는데 매운것을 즐기면 초고추마늘양념장을 만들어 살짝 버무려 먹어도 되고 그렇지 않다면 그대로 먹어도 무관하다.

  료리경력 20여년에 아직도 초보료리사에서 헤매고있는 나지만 내가 생각하는 우리가족의 최고의 료리는 가족이 함께 먹는 음식이 아닐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제아무리 진수성찬이라도 혼자서 꾸역꾸역 먹는 음식이라면 그것이 무슨 맛일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미와맛이 없는 음식이라도 맛있게 먹어주는 아들과 남편이 있어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

  /김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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