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이경란]
인기 가수들이 컴백 할 때마다 음원차트는 요동친다. 올 상반기 신곡 발표를 예고한 아이돌만 줄잡아 40여팀. 기존 인기 가수들도 컴백을 앞두고 눈치 작전을 펴느라 여념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인에겐 데뷔 자체를 알리는 것도 쉽지 않다. 게다가 대형 기획사들이 잇따라 거물급 신인들을 선보이고 있어 '신인 전쟁'은 더 피 튀긴다. 팀명과 타이틀곡을 알리는 것도 힘든데 멤버들의 생김새도 '그 얼굴이 그 얼굴'. 멤버 얼굴까지 각인 시키는 건 하늘에 별 따기다. 신인을 홍보하기 위한 각양각색의 데뷔 전략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해외 동시 공략
SM은 신인그룹 엑소(EXO)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데뷔 시켰다. 엑소케이(EXO-K), 엑소엠(EXO-M)이란 남성 6인조로 최근 각각 한국과 중국에서 첫 방송을 했다. 데뷔곡 '마마'를 한국어와 중국어 버전으로 부르며 쌍둥이 처럼 양국에서 활동하며 엑소라는 이름을 알린다. 데뷔 전 프로모션도 대단했다. '데뷔 전 100일 온라인 프로모션'을 올 초부터 시작해 유투브와 한국과 중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멤버별 티저를 공개했다. 데뷔 전 부터 멤버 얼굴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엑소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할 가수란 정체성을 강렬하게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었다"면서 "양국뿐 아니라 전세계 팬들의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카라·레인보우가 소속된 DSP미디어는 DSP 걸즈(가칭)를 애니메이션을 통해 일본에서 먼저 데뷔 시켰다. 올 7월 국내 데뷔할 이들은 현재 일본 TV도쿄에서 방송 중인 애니메이션 '프리티리듬, 디어 마이 퓨처'에 캐릭터로 등장한다. '프리티리듬, 디어 마이 퓨처'는 한일공동 제작 애니메이션으로, DSP 걸즈 멤버들을 빼닮은 얼굴에 멤버 실명이 그대로 등장한다. 한국 DSP걸즈와 일본 에이벡스 걸그룹 프리즘이 함께 등장해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는 내용. 애니메이션이 조금만 인기를 얻으면 손쉽게 한국과 일본에 멤버 얼굴과 노래를 알릴 수 있다.
연기 먼저
DSP소속 남성 아이돌 DSP보이즈(가칭)는 페이크 리얼리티를 통해 얼굴을 알린다. 오는 24일 방송할 리얼리티 프로그램 MBC뮤직 '메이킹 더 스타-DSP보이즈'에서 숙소생활을 보여줄 예정. 하지만 데뷔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쳤던 예전 리얼리티 프로그램과는 전혀 다르다. 드라마 처럼 멤버별 캐릭터를 설정해 페이크 리얼리티를 찍어 연기력과 예능감을 모두 보여준다는 계획.
이미 데뷔한 큐브엔터테엔먼트 소속의 비투비는 JTBC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에서 조관우가 키우는 신인그룹 '청담불패'로 등장했다. 비투비 멤버 4명이 청담불패의 멤버로 나와 춤과 노래를 선보이고 연기력을 뽐냈다. 덕분에 데뷔 전 팬클럽 4000여명을 거느리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신인의 매력을 어필하는 건 쉽지 않다. 어떻게 멤버들의 개별 매력을 부각 시킬까 고민을 했다"면서 "시트콤에서 실제 가수들로 등장하니 춤과 노래,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생겼다. 그 영상들이 유투브에 떠돌아 해외팬들에게도 홍보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